[독자마당] 태극낭자 낭보에 살 맛


3월 29일 새벽 미국에서 낭보(郞報ㆍ낭자들의 소식)가 건너왔다. 지난 30여년 동안 한국인에게 한 차례도 정상을 내주지 않았던 유일한 여자 골프메이저 대회 ‘크래프트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한국의 여성 골퍼 박지은(25)양이 우승했다는 것이었다.

박지은과 우승을 다툰 여성은 송아리(17)양. 역시 한국인이다. 이밖에도 ‘여자 타이거 우즈’라는 별명이 붙은 아마추어 위성미(14ㆍ미국명 미셀 위)양은 단독 4위에, 이정연(25)양과 김초롱(20ㆍ미국명 크리스티나 김)양이 공동 7위에 오르는 등 5명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짜증나는 일이 많은 이런 시기에 우리 낭자군(群)이 보여준 성과는 그래도 우리를 조금은 살 맛 나게 한다.

국내 정치판에서도 여성시대가 도래했다. 여야 3당의 ‘입’이 모두 여성들로 채워 지더니, 마침내는 사상 두번째로 여성 야당 당수가 탄생한데 이어, 여성 選對(선대)위원장도 등장했다. 생물학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강한 것은 상식이지만, 이 정도면 “한국의 여성들은 특히 강하다”고 해도 되는 것 아닐까. 어쨌든 이유제강(以柔制强)의 힘을 발휘하여 남성 위주의 살벌한 정치판을 부드럽게 변화시켜주기를 간구한다. <김상표ㆍ인터넷 독자>

입력시간 : 2004-04-06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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