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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레드삭스'를 붉게 물들인 투혼
월드시리즈 우승 이끈 보스턴 투수 커트 실링



2004 월드시리즈 2차전이 벌어진 10월 24일 아침(현지시각). 커트 실링(37ㆍ보스턴)은 극심한 통증에 잠을 깼다. 힘줄 고정 수술을 받은 오른 발목부위에 통증이 심했던 것. 챔피언결정전 6차전을 위해 받은 첫번째 수술과는 달리 이번에는 고통이 심했다. 공을 던지기는 커녕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하지만 실링은 자신을 열렬히 응원하는 팬들과 플래카드를 보고는 출전하기로 결심했다. 실링은 세인트루이스의 ‘ 살인 타선’을 상대로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던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실링은 3회초 엉덩이 근육마저 뒤틀렸다. 덕 아웃에서 뜨거운 물을 담은 병으로 엉덩이를 마사지한 실링은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실링은 4회초 선두 타자 푸홀스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실링의 하얀 양말은 수술 부위에서 흘러 나온 피로 빨갛게 물들었고, 엉덩이의 통증은 가실 줄 몰랐다. 하지만 스타는 위기에 강한 법. 실링의 직구는 더욱 빨라졌고 포크볼의 낙차도 커졌다.

실링은 강타자 스캇 롤렌과 짐 에드먼즈를 각각 외야플라이와 삼진으로 처리했다. 세인트루이스의 토니 라 루사 감독이 “ 부상 때문인지 실링의 공이 3회까지는 시원찮았지만, 4회부터는 눈에 띄게 위력을 되찾았다”고 말했을 정도. 3루수 빌 뮐러의 수비실책으로 1점을 뺏겼지만 실링은 오히려 뮐러를 격려한 뒤 추가 실점을 막았다.

보스턴의 구단 이름은 ‘빨간 양말(Redsox).’ 동료 선수와 전세계 야구팬은 피로 물든 실링의 빨간 양말에 감동했다. 실링은 세인트루이스의 강타선을 6회까지 4피안타 1실점(0자책점)으로 막아 보스턴의 6 - 2 승리를 이끌었다.

실링이 펼친 ‘빨간 양말의 투혼’에 힘입은 보스턴은 4연승으로 월드시리즈를 제패했다. 보스턴이 마침내 ‘밤비노(베이브 루스의 애칭)의 저주’에서 풀려난 것이다. 보스턴이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무려 86년, 날짜로는 정확히 3만1,459일이 걸렸다.

최고의 전력을 갖추고도 ‘밤비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해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보스턴. 실링의 ‘빨간 양말’이 메이저 리그의 가을 전설을 고쳐 썼다.



스포츠한국 이상준 기자 jun@sportshankook.co.kr


입력시간 : 2004-11-0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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