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부활 이끈 '수호천사'3년 만에 워크아웃 조기 졸업 연출

[피플] 우의제 하이닉스 사장
하이닉스 부활 이끈 '수호천사'
3년 만에 워크아웃 조기 졸업 연출


반도체 문외한이 하이닉스반도체를 살려냈다. 우의제(61) 하이닉스 사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우 사장은 서울대 상대를 나와 2000년 외환은행장 직무대행을 끝으로 은행을 떠난 금융인 출신이다.

그는 2002년 모두들 가망 없다던 하이닉스를 반 강제적으로 떠밀리다시피 맡았다. 당시 하이닉스는 한국 경제의 커다란 혹으로 치부되던 시기였다. 그러나 우 사장은 지휘봉을 잡은 지 불과 3년 만인 7월12일 하이닉스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서 조기 졸업 시키는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IMF체제 하의 1998년 정부 주도의 ‘빅딜(대규모 사업구조조정)’로 LG반도체를 흡수합병하면서 출범했지만 경영악화와 부실구조 등으로 파행의 연속이었다. 결국 2001년 5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적자를 기록하면서 워크아웃으로 전락했다. 그리고 3년 여 동안 말 그대로 ‘뼈를 깎는‘ 대대적 구조조정 끝에 마침내 부활했다.

우 사장은 하이닉스가 워크아웃을 졸업하는 날에도 “현재의 성공에 도취되면 실패한다”, “성공은 자기 만족을 낳고, 자기 만족은 실패를 낳는다”며 임직원들에게 긴장의 끈을 놓지 말 것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하이닉스가 국민의 혈세로 되 살아난 것을 잊지 말라는 뜻이다.

그에게 사장이란 봉사하는 자리였다. 2002년 사장 취임 후 끊임없이 이천과 청주 공장을 오가며 직원들을 격려하고, 식당에서 야근하는 직원들의 밤참을 배식 했다는 이야기는 하나의 전설로 남아있다. 이처럼 발로 뛰니 ‘점령군’이라고 불리는 것은 받아들이겠지만, 무엇보다 듣기 힘들었던 것은 ‘반도체 비전문가’ 라는 내부의 곱지 않은 시선이었다. 하지만 이제 우 사장은 공학도 출신에게도 지지않을 정도로 반도체에 대해 ‘박사’다.

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5조8,834억원, 영업이익 1조8,780억원, 순이익 2조199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순이익 기준으로 삼성전자, 포스코, 한국전력에 이어 네 번째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은 31.9%로 경쟁사인 마이크론과 인피니온의 10%선을 훨씬 앞질렀다. 하이닉스는 워크아웃에서 졸업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고, 그 중심에 그가 있었다.

입력시간 : 2005-07-2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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