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접으며] 로하스족과 합리적 소비


“웰빙은 고가 상품이 잘 팔렸지만, 로하스는 그렇지 않을 겁니다.”

최근 기업 마케터들 사이에 회자되는 주요 화두 중 하나인 ‘로하스’에 대해 한 경제 전문가가 내놓은 전망이다. 이 말은 로하스족이 알뜰파라서 고가 상품을 쉽게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로 들릴 수 있지만, 실은 그게 아니다.

웰빙 상품을 애용하는 것은 자신을 위한 소비이기에 아무리 비싸도 과감하게 지갑을 열 수 있었던 반면, 이타적인 소비가 특징인 로하스 상품은 고가라면 팔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웰빙에 이어 로하스 상품을 속속 준비중인 기업들에겐 찬 물을 끼얹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명품족, 매스티지, 웰빙족 등 최근 우리나라 제반 소비 트렌드의 기저에는 ‘나에게 좋아야 한다’는 이기심의 원칙이 철저히 깔려 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실제로 이제 막 싹 트고 있는 로하스는 웰빙의 바통을 이을만한 두드러진 소비 트렌드라고 보기는 아직 어렵다. 친환경론자들의 운동 구호적인 성격이 다분히 짙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구와 환경을 해치지 않는 지속가능한 소비를 하자’는 로하스의 구호는 꽤나 매력적이다. 제품 하나를 구매하더라도 나와 후대를 위해 친환경 제품인지, 재생원료를 사용한 제품인지 꼼꼼히 따져보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비판적이고, 합리적인 소비자가 되라는 얘기다.

그래서 로하스족을 위한 소비 지침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시장에 갈 때는 꼭 장바구니를 챙기고, 색소가 들어간 페트병 음료는 구입하지 않으며, 재생용품을 선물로 주고받으며, 친환경적인 기업의 제품을 이용한다는 것 등이다. 그러나 그 같은 수칙을 암기하기에 앞서 진정 로하스의 정신을 마음으로 느껴보는 게 더 현명한 자세일 것이다.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 2005-08-16 15:27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