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 상하이와 '4대째 인연'

[피플] 백범 손자 김양 씨, 신임 총영사에 발탁
일가, 상하이와 '4대째 인연'

상하이 임시정부 주석이었던 백범 김구 선생의 손자가 중국 상하이 총영사로 부임한다. 씨티뱅크 서울지점 부장, 프랑스 국영우주항공회사 한국대표 등을 거쳐 젖소사료 제조사 EBT네트워스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던 김양(52) 씨가 그 주인공.

정부가 그에게 처음 총영사직을 제안한 것은 6월로, 중앙인사위원회와 청와대 인재데이터베이스를 근거로 외교부가 추천한 데 따른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김양 총영사의 발탁은 중국어와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능력과 국제관계 경험이 고려됐다”면서 “거기에 백범 김구 선생의 손자라는 점도 참작됐다”고 밝혔다.

신임 김 총영사는 주대만 대사를 지낸 부친 김신(83) 전 공군참모총장ㆍ교통부 장관을 따라 1962년부터 10년간 대만에 체류하며 중ㆍ고교를 다녔다. 국내에 돌아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와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조지워싱턴대 국제관계학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18일 신임 인사차 외교부에 들른 김 총영사는 “광복 60주년을 맞아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인연이 깊은 상하이에 부임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그의 집안은 4대째 상하이와 인연을 맺게 됐다. 김구 선생은 1919년 독립운동을 위해 상하이로 건너 갔다. 이듬해에는 선생의 모친인 곽낙원 여사와 부인이 상하이로 갔다. 김 총영사의 아버지 김신(현 백범사업기념회 회장) 씨와 어머니 역시 상하이에서 태어났다.

김 총영사는 “내게 중국은 음식에서부터 문화나 사고방식까지 익숙하다”며 “지금까지 돈독하게 지내는 중국 지인들과 관계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했다. 김 총영사는 특히 “상하이 총영사관은 상하이와 주변 3개성을 담당하는데 중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지역”이라며 “외국계 기업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기업들을 도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영사는 3남1녀 중 2남으로, 형 김진 전 주택공사 사장은 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복역하다 이번 8ㆍ15 특별사면 때 가석방됐다.


조신 차장


입력시간 : 2005-08-24 16:43


조신 차장 shinch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