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의 정신적 성숙 이룰 터"

지난달 31일 조계종 제32대 총무원장에 선출된 지관(智冠ㆍ73ㆍ가산불교문화연구원장) 스님이 3일 원로회의(의장 종산스님)에서 만장일치로 인준을 받아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 9월 갑작스럽게 열반한 법장(法長) 스님의 뒤를 이어 한국 불교계를 이끌 지관 스님은 앞으로 1만3,000여명의 스님과 3,000여 개의 사찰을 관장한다.

종단의 대표적인 학승(學僧)으로 꼽히는 스님은 1947년 해인사에서 당대 최고 율사(律師)자운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63년 경남대를 거쳐 76년 동국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조계종 중앙종회의원(2선)과 부의장, 동국학원 이사와 감사, 문화공보부 문화재위원, 동국대 총장(1986~91) 등을 역임했다.

총장에서 물러난 뒤에는 한국불교학 연구를 통한 불교 중흥을 위해 사재를 털어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을 열었다.

스님은 82년 한국불교의 숙원인 독자적 불교사전 편찬에 착수, 지금까지 7권의 ‘가산불교대사림(伽山佛敎大辭林ㆍ총 15권 예정)’을 발간했다.

이밖에 역대 한국 고승들의 행적을 밝힌 ‘역대고승비문총서’, 한국불교학연구자 100인의 연구성과를 집대성한 ‘한국불교문화사상사’등을 출간하기도 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 받아 문화관광부 은관문화훈장(2001년)을 받고, 조계종 포교대상(2001년), 만해대상 학술부분상(2005년) 등을 수상했다.

스님은 종무를 시작하면서 “사회적 자비행을 적극 실천해 불자와 국민들로부터 존경 받는 종단을 만들어가겠다”면서 “외형적, 물리적 불사(佛事)보다는 스님이 수행을 착실히 해 가면서 한국 불교 문화재에 스민 정신적인 면을 알려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관 스님이 선거에서 나뉜 승가를 어떻게 화합하고 대중 속에서 불교의 시대적 역할을 수행할 지 불교계는 물론 국민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