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박 줄게 대박 다오.’

e마켓 창업 시장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취업을 못해 일찌감치 창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 실직 후 재기를 꿈꾸는 ‘사오정(일찍 퇴직한 사람)’들, 불안한 미래를 대비해 ‘딴 주머니’를 꿰차려는 직장인들까지 줄지어 e마켓으로 몰려들고 있다.

지난해 한 e마켓 업체에서 실시하는 판매자 교육을 받은 사람만도 3만5,000명을 웃돈다.

최근 e마켓 시장에 대한 열기가 대단하다. 요즘 팽글팽글 돌아가는 인터넷 세상을 보노라면 미국 서부개척 시대 황금을 찾아 몰려들던 골드러시 열풍이 떠오른다. 전설 속 황금의 땅 ‘엘도라도’의 금맥이 가상의 인터넷으로 자리를 옮긴 듯하다.

1998년 옥션이 인터넷 경매란 새로운 형식을 들고 나타났을 때만 해도 불모지에 가까웠던 e마켓은 이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 e마켓 관계자는 “해당 업체 하루 사이트 방문자 수가 남대문 재래시장 유동 인구의 15배를 넘어선다”고 귀띔할 정도다. 서점에는 e마켓에서 성공하는 노하우를 담은 책이 넘쳐 난다.

문제는 이 같은 ‘부자 되기 열풍’ 에 가려진 이면에 있다. 최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부자 되기 열풍’에 대해 88%가 ‘당연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부자들이 존경 받을 가치가 있는가’를 묻자 71.7%는 부정적으로 답했다.

‘개 같이 벌어 정승같이 쓴다’는 옛말이 있다. 비천하게 벌어서라도 떳떳하게 쓴다는 이 말이 요즈음 절실하게 와 닿는다. 이제는 돈 잘 버는 법뿐만 아니라 가치 있게 쓰는 법도 공부해야 하지 않을까.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