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은 피로회복에 효과가 있습니다.”

건강에 관련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나온 말이다. 인삼이 이런저런 점에서 좋다며 한 말인지라 이를 먹으면 피로가 풀린다는 뜻일 것이다.

여기서 ‘회복’이 무슨 뜻인지 생각해 보자. ‘회복(回復/恢復)’은 원래의 상태로 돌이키거나 원래의 상태를 되찾는 걸 말한다.

십년 전 ○○백화점이 무너져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는데 붕괴 십수일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된 청년이 있었다. 무너진 건물 더미 속에서 먹지도 못한 채 죽음과 싸워 가며 간신히 연명했으니 그에게 원기가 있을 리 없다.

그는 구조된 후 ‘전 국민적인’ 보살핌 덕택에 얼마 후 원기를 되찾았다. 당시 언론은 그를 두고 “원기를 회복하였다”고 보도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잃었던 명예와 신뢰를 되찾았을 때 명예를 회복하고 신뢰를 회복했다고 말한다.

이때 쓰인 ‘회복’은 ‘명예’와 ‘신뢰’가 있는 방향으로 되돌리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피로를 회복하면 어떻게 될까? 다시 피곤한 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그렇다면 돈 들여 인삼을 사 먹어 가면서 피로를 회복할 필요는 없잖은가.

약 광고로 널리 퍼진 ‘피로 회복’이란 말이 “피로한 상태로 되돌린다”는 의미이므로 ‘피로 해소’ 또는 ‘원기 회복’으로 고쳐야 한다는 지적을 수십 년간 받아 왔음을 잊지 말자.

앞으로 피로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곧바로 피로를 ‘해소’하여 원기를 ‘회복’하는 것, 그것이 답이다.


김희진 hijin@mct.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