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만큼 교육에 관해 극성인 나라는 없을 것이다. 아니 그 수준을 넘어 목숨까지 건다. 그만큼 한치의 양보가 없다.

그러다 보니 각 이해집단 사이의 갈등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깊다. 교육에 관한한 모두 전문가다.

올 연말은 사학법 파동으로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럽다. 정치권은 정치권대로 극한 대립으로 맞서고 있고, 정부와 사학재단은 마주보고 달리는 초특급 열차와 같다.

종교계는 불복종 운동, 헌법재판소 위헌 소송 제기, 정권 퇴진 운동 전개 등을 벌이겠다고 밝히고 있다.

용서와 화해, 관용의 마음으로 한 해를 돌아보고 불우한 이웃을 돌봐야 할 시기에 대립과 분노, 미움이 온 사회에 가득하다.

이러다가는 나라가 조각이 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양측이 절대로 한 발짝도 물러서지 못하겠다고 죽기살기로 버티고 있느니 말이다.

그러는 사이 서민들은 그렇지않아도 추운 계절을 더 춥게 보내고 있다. 비단 한파나 폭설만이 아니다.

외환위기 직후보다 더 어렵다는 경제 사정으로 몸과 마음은 더욱 위축되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다.

모두가 ‘교육은 국가 백년대계’라고 입을 모은다. 이 말이 무슨 뜻인지, 그리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를 양 측은 겸허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라는 한탄이 내년에는 안 나왔으면 한다.

한나라당이 사학법 개정에 반발해 장외 투쟁을 벌이자 (사진 오른쪽), 이에 맞서 사학법 개정을 지지하는 단체들이 한나라당을 비난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이상호 편집위원 sh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