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엔 1월 29일이 설날이다.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부터 많은 사람이 고향을 찾아가고 있다. ‘설’이라는 말의 뜻은 ‘새해의 첫날’이다.

‘설’의 본래의 뜻은 ‘새로움’, ‘동쪽’이고 갈라진 뜻은 ‘원단(元旦, 설날 아침)’, ‘해(歲, 年)’, ‘새벽’, ‘으뜸’, ‘처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설’, ‘새해’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각별하다.

이제 ‘설’이나 ‘새해’를 배경으로 한 글을 살펴보자. 8세기의 시인 두보가 설을 전후하여 노래한다.

매화 꽃봉오리 설 전에 터지더니
그 꽃이 새해 들어 풍성하기도 하구나.

모범이 될 충신, 효자, 열녀 들을 뽑아 그 행적을 그림과 글로 칭송하고자 15세기에 펴낸 ‘삼강행실도’에는 강혁(江革)이라는 효자가 설에 한 일이 소개된다.

강혁이 더부살이를 하다가 고향에 돌아왔다. 설날어하실 어머니를 수레에 태워 모시고 다니니 마을 사람들이 "큰 효자가 났구나" 하며 칭송하더라.

‘설’ 그리고 ‘새해’. 어느 누구의 가슴이라도 설레게 하는 말이다. 20세기의 김영랑이 이 설렘을 조심스럽게 드러낸 시를 읽으며 올해를 꿈 이루는 해로 만들어 보자.

해는 저물 적마다 그가 저지른 모든 일을 잊음의 큰 바다로 흘려 보내지만 우리는 새해를 오직 보람으로 다시 맞이 한다.


김희진 국립국어원 국어진흥부장 hijin@mct.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