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김새만으로 ‘인상착의’?

용의자는 키 180cm에 이마에 깊은 주름이 있고 머리가 짧은 편으로,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사이의 남성입니다.

천안의 20대 여성 연쇄살인 사건을 수사 중인 충남지방 경찰청은 용의자 3명 가운데 1명의 인상착의를 담은 몽타주를 공개했습니다.

모 방송의 뉴스 내용으로, 연쇄살인 용의자에 대해 말하면서 ‘인상착의’를 담았다는 몽타주도 보여 줬다.

그런데 화면에는 ‘인상(人相)’만 있을 뿐 ‘착의(着衣)’는 없었다. 몽타주사진이 대체로 얼굴 모습만 나타내기 때문이다.

자식을 잃은 부모가 그 아이를 찾기 위해 작성한 미아 전단의 내용을 보자. 생긴 모습은 물론 ‘착의’도 꼼꼼하게 적어 놓지 않는가.

무엇 하나라도 빠뜨리면 그 하나 때문에 찾을 수 있을 아이도 못 찾을지 모른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실종 당시의 ‘착의’ 소개에도 온 힘을 기울인다.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녹색 샌들을 신었으며…….

‘인상착의’를 말한다고 해놓고 ‘인상’만으로 얼버무리지 말자. ‘착의’도 ‘인상’과 대등한 몫이 있음을 놓치지 말자.


김희진 국립국어원 국어진흥부장 hijin@mct.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