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2일 한국에서는 두 번째로 정진석 대주교가 추기경이 되었다.

① 정진석 대주교 추기경 서임
② 정진석 대주교 추기경에 서임

보도 기사의 제목은 대체로 위의 둘로 나뉜다.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할까. 제목에서 쓰인 ‘서임(敍任)’이란 벼슬자리를 내린다는 뜻이므로 ①은 정진석 대주교가 어느 누구를 추기경으로 임명한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다. ②는 앞말이 맡아보는 자리나 노릇임을 나타내는 조사 ‘에’를 보여 사실 전달에서 좀 더 분명하다.

아울러 “사제 서품(敍品)을 받았다”는 말도 잘못된 표현임을 밝히고자 한다. ‘서품’은 “품을 주는 것”이고, ‘수품’은 “품을 받는 것”이므로 주어에 따라 ‘서품했다’, ‘수품했다’고 해야 한다.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교황 다음가는 성직으로, 교황의 최고 고문이자 교회 행정과 교황 선출에 관여하는 ‘추기경(樞機卿)’의 ‘추기’라는 말도 살펴보자.

‘추기경(cardinal)’은 ‘돌쩌귀(문짝을 문설주에 달아 여닫는 데에 쓰는 두 개의 쇠붙이)’를 뜻하는 라틴어 카르도(cardo)에 어원을 두고 있다.

국어에서 ‘추기(樞機)’는 “㉠중추가 되는 기관(機關), ㉡매우 중요한 사무나 정무(政務), ㉢몹시 중요한 사물. 또는 사물의 중요한 부분”을 뜻한다.

“언행은 군자의 추기요, 추기가 발하면서 영달(榮達)과 치욕의 아주 요긴한 도구가 된다(言行君子之樞機 樞機之發 榮辱之主也)”며 언행을 신중히 하도록 경계한 예가 ‘역경(易經)’에 있다.


김희진 국립국어원 국어진흥부장 hijin@mct.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