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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접으며] 더 키워줘야 할 과학 꿈나무


“과학고생들이 이공계 대학 진학을 요즘도 기피하나요?”

과학고의 현주소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취재원들에게 던진 첫 질문이었다.

이공계 기피현상과 맞물려 일반인들에게 ‘과학고는 의대에 진학하는 지름길?’이라는 인식이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역으로 과학고와 과학은 한국의 미래를 좌우할 중추임을 그들에게서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다행히 공통된 대답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이미 벗어났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현장의 답변은 미처 예상을 불허했다. 일부 문제점을 제기했다.

심지어“과학고생들의 의대 진학을 막아서는 안된다”는 놀라운 얘기도 들었다.

과학고생들의 의대 진학이 몇 년 전 폭증하면서 이후 어느 정도 제동 장치가 마련됐다. 의대 입학전형에서의 우대 폐지나 이공계 우대 분위기 등이다.

그런데 여기에 급브레이크를 걸고 아예 의대 진학 길을 막는다는 것은 ‘우매한 짓’이라고 주장했다. 이유는 한마디로 과학처럼 연구하고 창의성을 보여야 할 분야가 의학에도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의학이라고 모두 환자들을 상대하는 임상만이 아니고 기초의학이나 의공학 분야도 중요하다. 이들 분야에도 과학도들의 끈기와 열정이 필요한 영역이다. 때문에 무작정 의대 진학만을 막는다는 것은 현실을 모르는 탁상공론이며 졸속행정이다.”

자질이 우수한 훌륭한 학생들을 추려내기 위한 과학고 입학 방식의 문제점도 제기됐다.

아직 사회적 이슈로 대두될 정도는 아니지만 현 방식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데 많은 사람들이 동의했다. 현 입시전형은 학교장 추천과 수학 경시대회나 과학 올림피아드 입상 성적, 구술 면접 등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

과학고의 한 관계자는 “집필고사로도 학생을 한 번쯤 걸러내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학고에 입학하는 신입생 대부분이 우수한 영재라는 공식에는 문제가 있다”는 또다른 일선 교사의 지적도 되새겨 볼 만하다.

“어쨌든 20여 년 전 누가 과학고를 만들 생각을 했는지 대견스럽기도 하고 뿌듯합니다.”

과학고 교장을 지낸 한 원로 교육자는 “일본과 중국 관계자들이 한국의 과학고를 방문하고선 놀라워 한 표정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고 털어 놓았다. 시설이 그들 국가의 학교보다 훌륭해서가 아니라 과학에 매진하는 학생들의 열정이 부러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실 과학고는 정부에서 크게 도와준 게 없어요. 주로 시도 교육청이 지원했을 뿐입니다. 일부 학교의 기숙사는 학부모들이 주도적으로 나서 운영하고 학교 측은 손을 놓고 있어요. 그냥 과학에 미친 사람들이 힘들게 이끌고 가는 것이지요.”

과학고 출범 23년째. 뿌린 씨앗이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아직은 더 키워줘야 할 과학한국의 꿈나무다.




박원식 차장 parky@hk.co.kr  


입력시간 : 2006-03-0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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