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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생각] 감명 줘야 회자된다




문제 하나. 다음의 보기 글에서 다듬었으면 하는 곳을 있는 대로 찾으시오.

모 고위 인사의 쌍꺼풀 수술과 관련한 뒷얘기가 회자되고 있어 진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내용은 이렇다. 수술 당시 외부의 고위 인사가 전화통화를 요청해왔다. 참모진은 "쌍꺼풀 수술 중"이라고 밝힐 수 없어 "지방 출장 중"이라고 둘러댔다는 것. 문제는 이런 식의 대응에 상대가 불쾌하게 생각했고<후략(後略)><2월 23일, 모 신문 기사 참고>


언뜻 보아서는 문제될 것이 없을 성싶으나 찬찬히 살펴보면 몇 군데 나타난다.

첫째, 이 기사는 참모진의 대응 방식이 적절하지 않았음을 지적한 글이기에 ‘회자’는 어울리지 않는다. "회자되고 있어”는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어” 정도로 고친다. ‘회자’란 그 내용이 널리 사랑받는 문구(文句), 노래, 격언이나 칭송받는 미담일 때에 쓰이는 말이다.

둘째, 진위(=참과 거짓)는 가릴 수 있어도 그 ‘여부’까지는 가릴 수 없다(본지 제2094호 96면, 2005. 10. 25. 참조). “진위 여부에”는 “진위에” 또는 “사실 여부에”로 바꾼다.

셋째, “전화로 말을 주고받는 일”이 ‘통화’다. ‘전화’라는 말을 붙일 필요는 없다.

넷째, ‘수술’은 의사가 하는 일이지 환자가 하는 건 아니다. ‘수술 당시’, ‘수술 중’이 아닌 ‘수술받는 당시’, ‘수술받는 중’이라야 논리에 맞다.

총 167자로 된 위 글에서 손질할 단어만 해도 네댓이다. 글 쓰고 나서 몇 번이고 ‘퇴고’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희진 국립국어원 국어진흥부장 hijin@mct.go.kr


입력시간 : 2006-03-0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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