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1.08명’. 세계 최저라는 ‘저출산 쇼크’가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이대로라면 문 닫는 산부인과, 소아과가 속출할 상황. 하지만 어쩐 일인지 ‘키즈 산업’은 불황은커녕 날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양적 증대가 아닌, 질적 증대”라고 명쾌하게 답을 내렸다. 엄밀히 말하면 유아용품 구매 횟수는 줄어들었지만, 상품의 프리미엄화로 오히려 매출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골드 키즈’의 등장이다.

몇 해 전만 해도 유별난 엄마들의 극성으로 보였던 ‘명품 아이 만들기’가 요즘 젊은 엄마들에게 일상적인 문화로 인식되고 있다. 몇 십만원 짜리 아동복과 장난감, 중고차 값에 맞먹는 해외 명품 유모차의 소비가 20~30대 젊은 엄마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하나밖에 없는 아이를 좋은 환경에서 키우고 싶은 부모 마음이야 당연지사. 게다가 고학력과 경제력까지 갖춘 이들은 ‘합리적’인 소비로도 사회의 지지를 얻고 있다. ‘꼭 필요하고 효율성 높은 제품은 비싸더라도 산다’는 사고 방식이니 말이다.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의 상황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글로벌 대세라고 할 만하다. 그런 점에서 이웃나라 중국의 ‘소황제’는 우리에게 타산지석이 될 수 있다.

1979년 중국 정부의 ‘한 가정 한 자녀 정책’의 강제 시행 이후 태어난 ‘소황제’는 성장하여 요즘 ‘월광족’이 됐다고 한다.

월광족이란 ‘월급을 월말이면 모두 써버리는 중국의 신세대 젊은층’을 지칭하는 말. 든든한 부모가 있으니 성인이 되어서도 미래에 대한 고민 없이 펑펑 써대곤 한다는 것이다. ‘물질적 풍요= 정신적 풍요’는 아님을 보여주는 결과다.

미래 사회 주역으로 성장할 ‘골드 키즈’. 이들이 물질에 앞서 정신적으로 풍요롭게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