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요즘 TV 같은 데 보면 그럴 듯한 신종 직업이 많이 나오잖아요. ‘삼순이’ 열풍이 불면서 떠오른 파티시에(제과ㆍ제빵 전문가)가 그런 예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참 이상한 건 사람들이 이런 직업을 괜찮겠구나 하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자기 자녀들이 하겠다고 나서면 펄쩍 뛴다는 사실이에요.”

한 직업학교 관계자가 우리 사회의 ‘이중적 직업관’를 꼬집으며 한 말이다. 나와 너에 대한 잣대를 서로 다르게 적용하는 표리부동이 직업에 대한 평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이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은 귀가 닳도록 들은 격언이건만 우리 사회에서는 도통 힘을 쓰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판ㆍ검사나 의사 같은 전통적 선호 직종은 ‘전통’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오늘에도 인기 절정이다.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직업이 2만여 개가 넘는다고 하지만 실제 사람들이 알고 있는 직업은 고작 2백개 정도밖에 안 된다는 사실도 직업 선호의 편식 현상을 증명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세상은 자고 일어나면 바뀔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그 속도는 우리가 쫓아가지 못할 정도로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언제까지 사농공상의 유교적 직업관에서 제자리 걸음을 할 것인가.

이제는 남들이 다 가는 ‘큰길’보다는 구석구석에 보석처럼 숨어 있는 ‘골목길’에 눈길을 돌려야 할 때다. 그곳이 직업 세계의 블루오션이자 성공의 지름길일 수도 있다. 실속파들은 벌써 그 길을 먼저 가고 있다.


김윤현 기자 uny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