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2차장 딸… 장래 꿈은 국악과 교수

▲ 2006 미스코리아 진 이하늬 / 김지곤 기자
“제가 오늘 말한 대로 살겠습니다. 삶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드립니다.”

지난 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 50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한국적인 매력이 돋보였던 이하늬(23)양이 대한민국 최고의 미인 자리에 올랐다. 서울대 음대 국악과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 양은 지역대회인 미스 서울 진으로도 입상하며 스타로 떠올랐을 만큼 다재다능한 재원.

서울 진으로 뽑혔을 때 이상업(59) 국가정보원 2차장과 주요무형문화재 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인 문재숙(53) 이화여대 한국음악과 교수 부부의 딸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문 교수는 문희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여동생이기도 하다.

반세기를 맞은 이번 대회에서 미스코리아 진의 영광을 차지한 이하늬 양은 이날 아름다운 외모만큼이나 화려한 말솜씨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또 수상 직후 "겉 모습이나 타이틀보다 내면에 충실하게 살겠다"고 소감을 밝힌 그녀는 국악 전공자답게 수상 후 인터뷰를 하면서 판소리 춘향가에 나오는 '사랑가' 일부를 구성지게 부르는 등 숨겨진 끼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서울 진 출신이라는 것에 사실 부담감을 많이 느꼈어요. 교만하면 쓸 만한 사람이 못된다는 진리를 믿고 결과를 하나님 뜻에 맡겼습니다. 사실 그동안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는데 지금은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행복해요.”

미스코리아 합숙 기간 중 동료들과 숙소에서 '셀카'를 찍으며 즐겁게 놀았다는 이 양은 소문 악플에도 시달리는 등 힘들었던 그동안의 심경을 토로했다. '화려한 집안 배경이 미스코리아 당선에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따가웠고 지난 7월 중순 미니홈피에 개인적으로 올린 휘트니스 센터 배경의 사진에 일반인들이 함께 찍혀 물의를 빚자 사과글을 올리는 해프닝도 겪어야 했다.

“예상은 했지만 저에 대한 곱지않은 시선이 생각보다 강했어요. 저에 대한 수근거림이나 인터넷 악플이 견디기 힘들었지만 울지 않으려고 애쓰며 이를 악물었습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이 양은 “미스코리아 대회 자리에 서게 된 것은 실수로 온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이끄심이었을 것"이라며 “저를 응원, 기도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라고 인터넷 게시판에 당선 소감을 밝혔다.

“지난 3일간 4시간씩밖에 잠을 자지 못해 지금 구름 위를 걷고 있는 기분이고, 영광스런 상을 받게 돼 마치 꿈을 꾸고 있는 듯해요.” 이 양은 또 “이번 대회에 함께 시간을 보낸 동료들에게 그동안 너무 행복했고, 모두들 너무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물론 수상을 한 다른 6명뿐만 아니라 본선대회에 함께 했던 61명의 친구들 모두 보석처럼 빛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머니를 많이 닮았는데 앞으로도 어머니처럼 열정적이고 헌신적으로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그녀는 장래 교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앞으로 나갈 세계대회에서도 “한국적인 것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앞으로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 2006 미스코리아 선 박샤론(좌), 2006 미스코리아 선 장윤서 / 박철중 기자
▲ 2006 미스코리아 선 박샤론(좌)
▲ 2006 미스코리아 선 장윤서 / 박철중 기자

한편 이번 대회 미스코리아 선에 선발된 장윤서(21ㆍ충북 진) 박샤론(21ㆍ인천 진 )양도 진에 못지 않은 관심과 인기를 끌고 있다.

이하늬 양과 최종 결선에 올라 미스코리아 왕관을 두고 경쟁을 펼쳤던 박 양은 서울여대 불문과 2학년에 재학중인 재원. 178cm의 큰 키에 동양적인 선이 돋보이는 얼굴로 대회가 종료 뒤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네티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쌍꺼풀 없는 눈이 매력적’, ‘진이 될 줄 알았는데…’, ‘진보다 선이 관심을 많이 받는 법’ 등이 그녀를 위로하는 댓글들.

또 장 양은 특히 자유복 심사때 빼어난 몸매를 자랑하기 위해 미스코리아를 상징해온 파란색 수영복을 선택한 4명의 후보 중 유일하게 입상, 관심을 모았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