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이 하는 공연이라 서커스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까 조심스러워요.” 한국일보사 주최로 9월 3~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마이 드림’ 공연의 홍보대사를 맡은 탤런트 박은혜는 공연을 앞두고 이 같은 걱정을 털어놓았다.

기우(杞憂)이길 바란다. 그러나 박은혜의 걱정처럼 그간 장애인 예술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은 그리 넉넉한 것이 아니었다.

이번 공연을 펼치는 중국 장애인 예술단만 해도 그렇다. 이들은 지난 10여 년간 전 세계 40여 개 국가를 순회하며 세계 언론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해외 공연 스케줄이 넘쳐 3~4년 뒤까지 예약이 꽉차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들 공연을 관람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격찬했고,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도 ‘중국을 대표할 만한 사랑스러운 예술단’이라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반응은 달랐다. 사실 이 공연은 첫 내한 공연이 아니다. 2004년 공연은 주최사의 홍보 미흡에 일반인들의 장애인 공연에 대한 낮은 인식이 더해져 사실상 묻혀졌다.

한국일보사가 이들을 초청한 일은 그래서 반가운 소식이다. 이 한 번의 행사만으로 장애인 문화에 대한 두터운 사회의 편견을 일시에 걷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해 그 길이 멀어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 그래서 이번만은 모두가 편견을 버려보자.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던가. 역경을 이겨내고 천상의 몸짓을 연출하는 장애인 예술에 대한 평가는 관람 후 해도 결코 늦지 않다. “예술단의 공연 연습 현장을 둘러보면서 관객들이 장애인 예술단원으로부터 참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너무 아름다워요.”

박은혜의 말처럼 이번 중국 장애인예술단의 공연이, 무한의 경지에 도전하는 예술의 영역에서 장애ㆍ비장애를 구분하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가를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보는 건 나만의 장밋빛 꿈일까.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