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 옛 소련은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우주에 쏘아 올렸다. 신(神)의 영역이었던 우주는 그렇게 인간의 영역으로 편입되기 시작했다. 아울러 세상을 둘로 나눈 양대 진영의 맹주 미국과 소련에 의해 우주개발 경쟁이 불붙었다.

69년 미국은 사람을 실은 우주선 아폴로 11호를 좀 더 멀리 쏘아 보냈다. 닐 암스트롱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 방아찧는 토끼 등 동화 속 세계는 없음을 확인했다. 인류는 스산한 암흑의 사막 바다에 허탈감과 놀라움을 동시에 느꼈다.

두 나라의 체제경쟁 산물인 우주개발은 그러나 인류에게 새로운 지평을 열어줬다. 인류의 활동 무대가 대륙과 해양을 넘어 우주로 확장된 것이다. 이는 제국주의 역사에서도 알 수 있듯 우주를 선점하는 국가가 미래를 선점한다는 것을 뜻했다.

2007년 한국은 역사적인 우주 시대의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몇 달 뒤면 전남 고흥의 외딴 섬 한 곳에서 우주선 발사장이 위용을 드러낸다. 또한 러시아에서 훈련받는 두 명의 한국인 중 한 명이 ‘한국 최초의 우주인’으로 태어난다.

내년에는 우리의 손으로 만든 우주기술 결정체가, 우리 강토에서, 우리의 힘으로 푸른 하늘 위로 날아가고, 멀리 러시아에서는 한국인 우주인이 우주독립국가 선포의 그날을 염원하며 소유즈호에 몸을 맡긴다.

이웃 중국과 일본은 우리보다 한두 걸음 앞서 우주 시대를 열었다. 유럽에서도 미국과 러시아의 앞선 우주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열을 올린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모두 우주를 향해 전력 질주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 시대 대륙을 놓쳤고 해양도 놓쳤다. 세계사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저력의 민족임에도 근시안 때문에 도전조차 못해봤다. 이제 마지막 거대한 기회가 열리고 있다. 잡으면 일류국가로 발돋움하고 놓치면 이류국가로 계속 머무를 수밖에 없다.

우주는 저 멀리 있다. 땅에 발을 디딘 사람들에게 도통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괜한 돈을 들여 헛일 하는 게 아니냐고 비판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허나 꿈을 꾸지 않으면 꿈을 이룰 수는 없는 법이 아닐까. 우주는 우리에게 그 꿈을 가르쳐 주고 있다.


김윤현 기자 uny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