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의 과반수가 공무원 연금제도 개혁의 실효성에 대해 회의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공무원 연금제도 개혁안으로 연금액을 내리고 퇴직수당을 올리는 방안을 내놓았으나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졸속 개혁이라는 비난이 이는 가운데, 대다수의 네티즌은 공무원 연금이 현행대로 유지돼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검색 포털 사이트 엠파스가 15일부터 '공무원 연금 개혁안,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 참여자 319명 중 175명(55%)이 '공무원이라는 직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현행대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연금 재정 효율화는 물론 국민 연금과의 형평성에서도 실패한 개혁안'이라는 응답자가 107명(33%)을 차지했다. '공무원 연금 개혁에 있어 첫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는 답변은 33명(10%)에 그쳤다.

네티즌 'lejhee'는 "연금만 바라보고 사는 공무원들에게 이번 연금제도 개혁안은 너무 무책임한 정책"이라며 "공무원들의 연금 수령액을 크게 내린다면 수많은 공무원들의 노후문제는 물론 여러 사회적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네티즌 'fafagreen'은 "공무원 연금은 공무원이 정치, 경제, 노동 3권을 희생당한 데 대한 보상의 성격이 담겨 있다"며 "개혁을 한다면 평등한 희생과 최소보장의 원칙이 지켜져야 하는 만큼 취약계층의 공무원들을 보호해 줄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고 실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chinchin'은 "공무원은 국민연금 수급자보다 더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데 주머니를 털어 공무원 연금 적자까지 메워줄 수는 없는 일"이라며 "더 내고 덜 받는 국민연금처럼 공무원 연금도 세금 충당 없이 각자가 살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설문이 진행 중인 게시판에는 정부가 국민연금의 실패를 공무원 연금 개혁을 통해 만회하고자 하지만 역시나 정답이 될 수는 없는 것 같다며 씁쓸해 하는 네티즌이 많았다. 공무원 연금 개혁을 논하기 전에 연금 제도 전반에 대한 개혁의 당위성을 국민들에게 설득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