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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오늘] 로버트 카풀란에게 물어보자


서해북방한계선(NLL)에 대한 논란의 꼬리가 길다.

노무현 대통령은 10월 11일 청와대에서 가진 5당 대표 및 원내대표 초청 오찬에서 말했다. “이 선이 처음에는 우리 군대(해군)의 작전금지선이었다. ··· 이것을 오늘에 와서 영토선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2일 노 대통령의 발언에 격노, 성명을 배포했다. “노 대통령은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 NLL이 영토 개념이 아니라고 한 발언은 그 사람의 정신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확인해 주고도 남는다.”

NLL 문제 등으로 내달 평양에서 남북 국방장관 회담을 가지는 김장수 국방장관은 12일 참모들 앞에서 언급했다. “평양 장관회담에 가더라도 서해 NLL을 사수한다는 군의 입장을 고수하겠다.··· 내가 남북 국방장관회담에 가서 북한에 유리한 발언을 하면 김장수가 아니다. 소신껏 북한과 협상하겠다.”

15일 열린 대외경제연구원의 ‘남북 정상회담 경제분야 합의사항 이행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서 정형곤 연구위원은 아이디어를 냈다. “북측에게 NLL문제는 먹는 문제 및 외화 획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 서해 양식단지 조성 등 점진적인 수산업분야의 협력 확대를 통해 NLL 해역에 남북 공동 바다목장을 조성하면 이 해역의 군사적 긴장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렇게 꼬리가 무는 논란 속에서도 침묵하는 쪽이 있다.

NLL을 1953년에 그은 유엔군사령부, 이를 대행하고 있는 주한 미군사령부는 일체 언급이 없다.

이런 때 2003년 봄과 2006년 여름 주한미군과 한국군 관계자들을 인터뷰하며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예견한 로버트 카플란<1952년생 시사월간지 언트랜티크 먼스리 순회특파원, 미 해군사관학교 방문교수, ‘타타르로 가는길’(2003년 번역출간) ‘지중해 오디세이’ (2007년 9월 번역출간)>이 지난 9월 4일 낸 ‘전투조종사 대양의 보병들- 하늘, 땅, 바다에서의 미 군사력’을 통해 주한 미군사령부가 침묵하는 저변을 살펴 본다. 카플란의 저서는 부시 대통령도 읽고 참고한 책이다.

카플란은 20세 대학생 때부터 지중해, 발칸, 중동을 돌며 세계의 전장에서 미군의 활약을 종군기자로 때로는 문명여행가로 살폈다.

이번에 나온 ‘전투조종사···’에는 한반도 사태가 한 장(章)으로 31쪽이나 된다. 그 제목은 ‘고대에서 나온 음침한 폭정’이다. 카플란은 김일성 수령,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합쳐 ‘김씨 일족 체제’라고 쓰고 있다. 그래서인지 ‘·고대에서 나온··’은 ‘애틀랜틱’ 2006년 10월호에 ‘북한이 몰락할 때’라는 제목으로 먼저 실렸다. 그가 백선엽 장군(6ㆍ25때 1사단장, 육참총장, 교통부장관, 현 85세), 주한미 특전단 기획참모 데이비드 맥스웰 대령, 주한미군 정세판단관 등을 만나 얻은 ‘한반도’를 요약해본다.

<<한국전쟁 3년여 동안 미군 14만2,000명이 부상해 3만3,000명이 죽었다. 4년째 접어든 이라크전에 비해 엄청난 피해다. 한반도의 북쪽은 고대 전제정치와 같은 폭정이 이뤄졌다. 2006년 여름 남쪽은 인천공항에서 서울로 잇는 고속도로 위에서 느껴본다. 이곳이 1950~51년 1년 사이 네 차례나 주인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누가 기억 하나.

판문점에서 남북의 키재기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는 실감을 못 느꼈다. 1960년대 판문점에 한국군은 98m의 깃봉을 세웠다 북한은 153m의 깃봉을 곧 세웠다. 또 북한이 2층 판문각을 세우자 남한은 3층으로 높였다.

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하고 대포동 미사일을 쏘았던 2006년 7, 8월 나는 서울에 있었다. 미군 3만여명이 주둔하고 오산ㆍ 군산에 공군기지가 있던 그 때 미군 조종사들이 일상과 달랐던 것은 술을 덜 마신 것이다. 혹시 내일 아침 비상에 눈이 벌개질 것 같아서였다. 대포동Ⅱ의 발사와 실패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북한군부에 대한 취약성 때문에 생겼다. 미국이 당시 라이스 국무장관 대신 크리스토퍼 힐을 관계국에 보낸 것으로 미루어 보면 사태를 심각하게 보지 않은 것 같다.

나는 한국 국방대학원 교수인 정경영 대령(원문 영문명: Chung Kyung Yung)이 내린 ‘북한의 KFR 체제가 붕괴했을 때 미국과 미군이 취할 태도에 대한 분석’에 동의 했다.

정 대령은 분석했다. “붕괴 후 미군 1만명은 계속 주둔해야 한다. 이를 미국이 공식선언하면 한반도에 ‘대 한국’(Greaten Korea)이 생길 것을 우려하는 일본의 재무장 의도를 줄이게 한다. 미국은 한반도에 계속 주둔함으로써 일본의 재무장을 막고, 동아시아에서 경제공영권을 구성하려는 중국의 야심을 견제하는 균형자 노릇을 할 수 있다. 그래야 한반도는 안정된다.

균형자로서 미국의 힘은 2차대전 후 영토적 야심이 없이 세계를 움직이려 한데 있다>>

김장수 장관은 평양 가기 전 로버트 카프란 특파원을 만났으면 좋겠다.

<바로 잡습니다>

지난 호 ‘The Coldest Winter’ 기사의 여섯번째 줄에서 핼버스탬의 생년월일 1943년은 1934년의 잘못이기에 바로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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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10/24 12:58




박용배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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