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의 세계에는 블라디미르 푸틴(1952년생), 후진타오(1942년생), 두 사람이 우뚝 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0월의 첫날 선언했다. “12월 총선에 출마해 통합러시아당을 이끌겠다. 2008년 3월 대선 후보자는 결정되지 않았다.”

푸틴은 요즈음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대통령이 어떻게 4선 대통령이 되었는가를 연구하고 있다.

푸틴은 지난 27일 러시아-유럽연합 정상회담이 열린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기자들에게 미국의 동유럽 MD(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에 대한 질문을 받고 말했다.

“1960년대 중반 비슷한 상황(62년 10월 소련이 쿠바에 핵미사일 발사기지를 설치해 미국의 봉쇄와 소련의 철수가 이뤄진 쿠바 미사일 사태)에서 양국관계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상기하고 싶다.”

그는 덧붙였다. “다행스럽게도 그때 같은 대결은 없을 것이다. 부시 대통령과 나 사이의 관계에는 신뢰가 있다. 나는 그를 개인적으로 친구라고 부를 권리가 있고 그도 나를 그렇게 부른다.”

후진타오 중국주석은 10월 22일 제17기 중국 공산당 전당대회를 깊은 감회 속에 마쳤다.

후 주석은 “민주주의를 계속 펼치겠다”면서 ‘민주주의’라는 말을 63차례나 썼다. 그는 9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25명의 정치국원을 ‘경쟁’을 통해 선출했음도 선언했다.

그는 “2012년까지 주석자리에 머물며 중국을 ‘차분한 발전’으로 이끌겠다”고 했다. 85년된 중국 공산당이 이끄는 나라가 ‘다변화된 민주주의’로 나갈 것인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후 주석의 2002년부터 올 10월까지의 5년 실적을 대변하는 수치가 나왔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은 3조1,400억 달러로 작년보다 11.5%가 증가한 것이다.

미국, 일본에 이은 세계3위다. 2006년 3위는 독일(2조 9,000억 달러)이었다. 올해 성장률 2.5%를 감안하면 독일은 3조 달러에 미치지 못해 4위로 밀려난다.

마르크스 레닌주의의 ‘중앙통제 계획경제’를 벗어나 그들 나름의 시장자본주의를 택한 지 20~30년만에 중국은 지난 9월말 현재 외환보유고가 1조 4,000억 달러로 세계 1위, 러시아는 4,240억 달러로 세계 3위 국가가 됐다.

이런 발전은 민주주의로의 발전인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승리일까. 지난 호 ‘어제와 오늘’에 소개했던 앨런 그린스펀의 회고록 ‘격동의 시대 – 신세계에서의 모험’을 통해 그 답을 찾아 본다.

그린스펀의 책에는 푸틴에 대해서는 8목, 후진타오에는 2목이 나와 있다.

먼저 푸틴에 대한 그린스펀의 요약을 본다.

<<푸틴의 오늘을 나는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을 통해 본다. 그는 2006년 라디오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의 말을 인용했다. “마피아 집단 및 기타 집단들의 영향력이 너무 커져, 이제 선거는 사고파는 상황으로 변질되었다. 그것은 옳지 않다. 만일 범죄집단이 정부의 각 계층에 그런 식으로 침투할 수 있다면 민주주의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범죄 및 부패와 싸우는 일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푸틴은 범죄와 부패가 제거될 경우 민주주의로 향할 사람일까. 아니면 그저 권위주의 편에 선 능수능란한 토론가일까? 고르바초프는 전자라고 믿고 있는 듯 하다. 확실히 푸틴 치하의 러시아 경제는 소련 중앙계획경제의 족쇄를 상당부분 계속해서 벗어 던지고 있고, 이는 좀 더 커다란 자유의 수용을 시사하고 있다.…나는 2006년 8월 고르바초프가 한 말을 믿고 싶다. “러시아는 이제 되돌아가긴 불가능할 정도로 변했다.”>>

그린스펀은 2030년을 내다보며 후진타오를 평가했다.

<<2030년 세계가 어떤 모습일지의 많은 부분은 중국의 행보에 달려 있다. 만일 중국이 계속하여 자유시장자본주의를 향하고 밀고 나간다면, 확실히 세계를 새로운 차원의 번영으로 이끌게 될 것이다. 미국이나 중국 같은 강력한 국가가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세계에서 경제적 패권을 다툴지라도, 그들은 자신들이 훨씬 더 강력한 영향력에 부분적으로 굽혀야 되는 상황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완전하게 펼쳐진 시장의 세계화다.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대한 정부의 통제력은 시장자본주의가 확대되면서 그 힘을 극적으로 상실하고 있다.>>

다시 권한다. 2030년, 그 너머를 생각하는 오늘의 대선 주자, 그 다음의 주자들은 앨런 그린스펀의 ‘격동의 시대’를 읽어 볼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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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배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