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으로 시작되는 ‘애국가’. 엄숙하게 부르는 것 못지않게 정확하게 부르는 것도 중요하다. 애국가를 흔히 잘못 부르는 대목을 보자.

제1절의 ‘하느님이 보우하사’를 ‘하나님이 보호하사’로 부르는 예가 있다. 애국가에서 취한 대상은 ‘하느님’이지 ‘하나님’이 아니다. 또 ‘보우(保佑)’라야 하지 ‘보호’는 아니다. ‘보호’가 “위험이나 곤란 따위가 미치지 아니하도록 잘 보살펴 돌봄”에 그치는 데 대하여 ‘보우’는 ‘보호’에 ‘도와줌’의 의미까지 지닌다.

제2절의 “바람 서리 불변함은”에서 ‘바람 소리’라고 하는 예가 있다. 변하지 않는 것이 ‘바람소리’라는 것도 맞지 않거니와 본뜻과도 어긋난다. 풍상(風霜)을 뜻하는 바람과 서리, 즉 ‘바람 서리’가 맞다. 이때 ‘바람 서리’를 ‘바람서리’라도 붙여 쓰면 안 된다. 폭풍우로 말미암아 농어업이 받는 피해가 바로 ‘바람서리’이기 때문이다.

제3절의 “가을 하늘 공활(空豁)한데” 중에서 ‘공활’을 ‘공왈’, 또는 ‘공알’로 우물쭈물 발음하는 일이 있다. ‘공활’ 중 ‘공’은 ‘텅 비다’를 뜻하고, ‘활’은 ‘소통하다, 넓다, 크다’를 뜻하여 ‘활달’(豁達: 작은 일에 거리끼지 않고 도량이 너그럽고 큼, 활발하고 의젓함, 시원스럽게 탁 트임), ‘활달대도’(豁達大度: 도량이 넓고 커서 작은 일에 구애되지 않음) 등의 말도 쓰인다. ‘공활하다’는 “텅 비고 매우 넓다”라는 뜻으로 귀결된다.

제4절의 ‘이 기상과 이 맘으로’에서 ‘이 기상’과 ‘이 맘’이 무엇인지 알고 불러야 할 것이다. 두 말 할 것도 없이 이 기상은 제2절에서 말한, 소나무가 철갑을 두른 듯 바람과 서리에도 변하지 않는 ‘애국심’이고 ‘이 맘’은 제3절에서 말한, 맑고 너른 가을 하늘에 밝게 뜬 달 같은 ‘일편단심’을 가리킨다. 제4절에서 위 제1, 2, 3절의 핵심을 요약하여 총 정리를 한 셈이다.

그리고 각 절의 후렴으로 나오는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의 ‘보전’을 ‘보존’으로 부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보존’이 “잘 보호하고 간수하여 남김”이라면 ‘보전’은 “온전하게 보호하여 유지함”으로 더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애국가를 바르게 불러 보자. 어려운 시절에, 먼 이국에서, 우리의 맘을 설레게 하고 눈물을 흘리게 하고 우리를 하나로 뭉치게 했던 바로 그 노래다.

제1절

동해 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保佑)하사 우리나라 만세.

(후렴)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保全)하세.

제2절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 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후렴)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제3절

가을 하늘 공활(空豁)한데 높고 구름 없이

밝은 달은 우리 가슴 일편단심일세.

(후렴)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제4절

이 기상과 이 맘으로 충성을 다하여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

(후렴)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희진 국어생활연구원 원장 gimhuijin@hanaf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