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숙명여자대학교 모의고사 계열 공통문제 분석

◇ 知彼知己- 출제 경향 알아보기

2008학년도 숙명여대모의논술은 크게 공통문항과 계열별 문항으로 5문항 총 2000자 내외의 분량으로 과거 보다 전반적으로 많아졌고 통합적 사고를 구체적으로 묻기 위해서 문항마다 출제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또한 각 제시문 간의 유기적인 연관 분석력을 통해 논리의 정합성을 묻는 문제가 출제되었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신의 근거에 대한 논리적 정당성을 높이기 위해 주력해야 한다.

◇공통문제 제시문 분석

- 제시문 <가>

<가>는 과거 한국에서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세서미 스트리트’에 관한 아동의 지식습득정도를 조사한 도표가 제시되어 있다. 도표와 함께 자세한 보충설명까지 나와 있기 때문에 이해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이 도표는 평소 시청량과 아동이 속한 가정의 경제환경에 따라 8개 집단으로 구분되어 있다.

빈곤한 가정의 아동과 부유한 가정의 아동은 교육프로그램을 시청하기 전보다 시청한 후의 점수가 전체적으로 높게 조사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좀더 구체적으로 파악해보면 하위 평소 시청률1·2 집단은 빈곤한 가정의 아동 보다 부유한 가정의 아동 점수가 시청 후에 좀더 높게 나온 반면 3·4 집단에서는 부유한 가정의 아동보다 빈곤한 가정의 아동 점수격차가 상대적으로 더 높게 측정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시문 <나>

<나>는 ‘지식 격차 가설’에 대한 핵심 주장을 설명하고 있는 제시문이다. ‘지식 격차 가설’의 요점은 매스미디어의 정보가 증가하면 높은 사회경제적 지위를 가진 계층이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에 있는 계층보다 빠른 정보습득을 통해 지식격차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정보가 증가하면 전반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사회경제적 지위와 상관없이 지식은 증가하지만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계층 간의 지식격차는 계속 증가한다는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제시문 <다>

<다>는 사유제산제도와 결혼제도가 제정되면 반드시 조건의 불평등이 수반되고 이러한 자연의 운명적인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인위적인 동정은 더 큰 혼란을 불러온다는 입장이다.

사회를 대자연의 향연으로 비유하고 있으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운명적인 불평등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향연의 조화와 균형은 무너지고 풍요는 결핍으로 바뀐다는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

◇ 논제분석 및 논의전개

문항 1. <다>의 필자가 말하고자 한 것을 요약하시오.(분량: 100자±10자)

이번 문항은 단순 요약이 아니라 논지파악 능력을 측정하고 있다. 따라서 필자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간파해야 한다. 핵심단어와 핵심문장을 파악해서 축약하는 정도로 문제를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우선 필자는 사유재산과 결혼제도는 필연적으로 불평등을 발생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사회는 자연의 향연으로 비유되면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동정심을 발휘하게 되면 또다른 문제가 발생된다는 것이다. 공유지의 비극처럼 결국 풍성한 음식의 잔치였던 향연은 자원의 희소성으로 인해 모두가 불합리한 상황에 빠짐을 경고하고 있다.

필자는 운명적인 자연의 불가피한 법칙인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은 결국 부질없는 짓이며 더 큰 잘못을 저지르는 꼴이 된다는 냉소적인 입장이다.

따라서 답안 작성 시 사회적 불평등은 불가피한 자연적 현상이라는 내용과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인위적인 동정심이나 행동은 사회적 질서를 무너뜨리고 더 큰 혼란을 가져온다는 내용을 기술한다면 무난한 답변이 될 것이다.

문항 2. <나>의 ‘지식격차 가설’을 고려하여 <가>의 표에 나타난 결과들을 설명하시오. (분량: 300자±10자)

이번 문항은 <가>의 표에 나타난 결과들을 설명하는 데에 있어 결과의 당위성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논제는 <나>의 ‘지식격차 가설’을 고려하라고 했음으로 <가>의 표를 단순히 해석하지 말고 ‘사회경제적 지위로 인한 지식 격차의 증가’라는 문제의식을 토대로 <가>의 표에 나타난 결과를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를 고려한다면 <가>의 표에 나타난 빈곤한 가정의 아동과 부유한 가정의 아동의 지식 격차는 <나>의 ‘지식격차의 가설’과 과연 일치하는가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선 표<가>의 결과를 파악해보자. 결과적으로 빈곤한 가정의 아동과 부유한 가정의 아동이 전체적으로 지식 습득이 프로그램 시청 후 증가하였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평소 시청량이 낮은 집단인 1·2는 부유한 가정의 아동이 더 많은 지식 습득을 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3·4의 집단에서는 빈곤한 가정의 아동이 부유한 가정의 아동보다 더 많은 지식 습득을 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지식격차 가설’의 내용과는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고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

지식격차 가설의 핵심내용은 매스미디어 정보가 증가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계층이 낮은 계층보다 지식 격차가 증가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분명 지식 습득의 격차는 존재하지만 이 표를 통해서 상대적으로 증가한다고는 볼 수 없다.

특히 3집단의 경우 빈곤한 가정의 아동과 부유한 가정의 아동이 시청하기 전 점수 차이는 26인 반면 시청 후에는 16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시청량이 더 많은 4집단의 경우의 차이는 13에서 9로 감소하여 지식 습득의 격차가 더욱 좁혀지고 있다.

따라서 지속적인 정보유입이 없으면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지식격차가 증가할 수는 있지만 정보유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정보격차는 오히려 감소할 수도 있다는 논리를 전개할 수 있다.

문항 3. <가>,<나>,<다>를 참고하여, 아래에 소개된 프로젝트의 타당성 여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근거를 들어 설명하시오.

이 문항은 정보격차를 줄이기 위해 컴퓨터 1억대를 빈곤국가에 보내자는 프로젝트가 과연 정보격차를 줄일 수 있는가에 대한 타당성을 묻고 있다. 따라서 컴퓨터를 1억대 보급하면 빈곤국가의 정보격차가 사라질 것이라는 논리가 과연 적절한 논리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각 제시문을 참고하라고 했음으로 자신의 견해에 각 제시문의 핵심개념을 판단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우선 프로젝트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디지털 전도사 네크로폰테 미국 MIT교수는 최종적으로 1억대의 최저가 노트북 컴퓨터를 빈곤국가에 보급함으로써 정보격차 없는 세상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디지털 정보화 시대에 컴퓨터는 교육의 질과 내용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폭제로 생각한다. 즉 정보격차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컴퓨터를 활용한 교육에 있으며 이는 창의적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학습도구가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의 논리로 따지자면 1억대가 아닌 더 많은 컴퓨터 보급이 절실하다.

지식격차 가설을 제시하고 있는 <나>의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디지털 정보화 시대에서 컴퓨터가 없다면 정보유입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빈곤국가의 지식격차는 선진국과 점점 크게 벌어질 것이다. 그러나 <가>의 결과를 분석했을 때 <나>의 가설이 타당하다고는 볼 수 없었다.

따라서 정보의 유입이 지속적으로 제공된다면 정보격차도 감소할 수 있다는 논리는 1억대의 노트북 컴퓨터 보급을 정당화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논제는 <가>,<나>의 제시문뿐만 아니라 <다>까지 참고하길 요구한다. <다>의 관점에서 프로젝트를 해석한다면 부정적인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자연이 베푸는 대향연이 근본적으로 불평등한 구조를 가진 사회를 의미한다면 빈곤 국가는 불행하지만 지식격차를 현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그러나 네크로폰테 미국 MIT교수의 발상은 연회장을 수많은 불청객으로 채우는 불미스런 일이며 이는 디지털 정보화시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결론으로 다다른다.

따라서 이 문제는 각 제시문을 참고함으로써 다양한 사고와 유연한 안목을 요구하고 있다. 각 제시문을 참고한다면 컴퓨터 보급 프로젝트의 긍정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현실적 한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 문제는 다양한 창의적인 답변을 요구하기 보다는 근거의 논리적 정당성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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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유레카논술아카데미 성북캠퍼스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