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정시 원서접수를 할 때 마다 치열한 눈치작전이 반복된다. 경쟁률이 낮은 대학 혹은 학과로 몰리는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인터넷 원서접수 제도가 도입되기 전에는 각 대학의 창구에서 서로 눈치를 보며 핸드폰에 무전기까지 동원해 눈치작전을 벌이기까지 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 경쟁률을 시간대별로 확인하고 지원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특히 올해와 같은 등급제 수능에서는 재수를 감안한 일부 재학생들의 소신지원 경향이 두드러져 마지막까지 경쟁률 추이를 살피는 눈치작전이 계속되었다. 올해 경쟁률 변화를 보면 몇 가지 주목할 점이 보인다.

■ 첫째, 하위권 학과의 경쟁률이 높게 형성되었다.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6.79:1, 인류지리학과군 6.63:1, 고려대학교 보건행정학과 7.69:1, 식품자원경제 6.44:1, 이화여대 보건관리학과 9.45:1 등으로 특히 상위권 대학에서 하위 학과의 경쟁률이 가장 높게 형성되었다.

이는 수험생들이 학과보다는 대학 위주의 선택을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 둘째, 초반에 경쟁률이 낮았던 학과의 역전 현상이 발생되었다.

도표를 보면 초반에 경쟁률이 낮았던 학과들이 마감하기 전 급상승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눈치작전은 중위권 대학보다 상위권 대학으로 올라갈수록 심해졌다. 등급제로 전환된 올해 입시에서 각 등급간의 동점자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비슷한 점수대에 있는 학과들 중 경쟁률이 낮은 학과로 지원하려는 눈치작전이 치열했던 것으로 보인다.

■ 셋째, 대학의 경쟁률은 매년 바뀐다.

작년과 올해 각 대학의 경쟁률을 살펴보면 해마다 대학 경쟁률이 들쭉날쭉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각 대학의 일반전형을 기준으로 할 때 한국외국어대학교의 경우 2007학년도에 8.7:1 정도였던 경쟁률이 올해 12.9:1로 크게 높아진 반면에 서강대 인문계열은 2007학년도 6.67:1이였던 경쟁률이 올해 4.99:1로, 서울시립대 인문계열 또한 2007학년도 4.4:1이였던 경쟁률이 올해 3.9:1로 하락했다.

이런 현상은 학생들이 전년도 경쟁률을 지원전략에 참고해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을 보인 대학, 학과에 소신지원하였음을 추측할 수 있다. 또한 대학에서 선발하는 전형방법에 따라 매년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대학도 바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눈치작전도 합격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전략 중 하나이다. 하지만 대학의 합격만이 인생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2008학년도 대학 원서접수는 끝났지만 수험생들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 지원한 학과에 대한 이해와 준비, 미래 자신의 목표설계 및 학업계획은 반드시 세우도록 하자. 대학이라는 관문을 통과하였더라도 머지않아 사회라는 관문에 도달하게 된다. 그 관문에 도달하였을 때 눈치작전과 같은 소극적인 전략보다 자신감이라는 전략을 가지고 당당히 사회에 첫발을 디딜 자신을 떠올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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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귀성 입시전략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