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가 말하는 특목고 합격전략
오는 3월, 민사고 입학을 기다리고 있는 박연수 양의 학습 이력은 독특하다. 본격적인 민사고 준비는 중학교 3학년이 되어서야 시작했다. 불과 5개월 정도 준비한 셈이다. 응시 자격을 얻기 위해 부랴부랴 민사고에서 실시하는 경시대회에 응시했는데 최소 합격선이 4등급인 수학 경시대회에서 5등급을 받았다.
내세울 것은 IBT TOEFL 115점의 뛰어난 영어 실력과 방대한 독서량뿐이었다. 딱히 특목고 학원을 다닌 적도 없다. 어머니 서난영 씨는 합격 성공 비결로 “아이의 장점을 잘부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연수 양은 원어민 수준에 이르는 영어 실력을 자랑한다. 유아기부터 엄마와 함께 차근차근 닦아온 덕분이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영어 그림책, 비디오 등을 싹쓸이 하다시피해서 보여주고 들려줬다.
영어를 모국어처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화장실, 아이방, 차… 어느 곳이든 영어를 접할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었다. 그림책은 오디오 교재가 첨부된 것, 한글 해설 없이 영어만 들을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요령이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는 ‘Speaking’ 훈련을 위해 전화 영어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하루에10분씩 진행하다가 4학년부터는 20분, 중학교부터는 40분으로 시간을 늘렸다. 단, 아이가 수동적으로 대화에 임하지 않도록 ‘탈레반피랍 사건’처럼 도전해 볼 만한 토픽을 스스로 정하고 준비하도록 지도했다.
이와 같은 영어교육은 놀라운 효과를 거뒀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을 때, 그림책 수준의 단문만 보던 아이에게 영어 원서를 권해보았다. 아이가 즐겁게 읽어 내려간 영어 원서는 놀랍게도 ‘반지의 제왕’이었다. 박연수 양의 영어 실력은 일취월장해서 6학년때는 ‘다빈치코드’도 원서로 완독할 수준이 되었다.
아이의 실력을 가늠하고 실전 경험을 쌓는 데 경시대회는 매우 좋은 수단이다. 열악하고 낯선 시험 환경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고, 담대함을 길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박연수 양은 대원외고에서 실시하는 IET를 초등학교 2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거르지 않고 꾸준히 보면서 영어의 감을 유지했다. 더불어 단어 암기대회, 각종 Speaking 대회, Speech 대회, 국어인증시험은 물론 통계 경진대회까지 시간이 닿는 한 다양한 시험 경험을 쌓았다.
민사고 입시의 핵심인 ‘영재 판별검사’를 준비하려면 풍부한 시사·상식이 중요하다. 서난영 씨는 신문에서 화제가 되는 칼럼을 일일이 스크랩해서 아이가 읽어보게 했다. 공중파의 시사 토론 프로그램도 좋은 교재다.
부모가 함께 보면서 어려운 경제 용어나 정치적인 상황에 대해 설명해 주면 효과적이다. 주니어 헤럴드, 에듀 타임즈 등 청소년 전용 영자 신문,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의 과월호 등으로 영어 실력과 상식을 모두 잡을 수 있었다.
민사고 전형을 위한 세부적인 준비는 서난영 씨가 발로 뛰었다. 입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학원의 특목고 설명회는 빠짐없이 참석하고, 학원 커리큘럼을 참고해서 아이의 학습 스케줄을 짤 때 활용했다. 인터넷은 자료의 보고였다. 각종 합격자들의 수기와 영재판별검사 기출 문제, 민사고 재학 중인 학생의 블로그가 큰 도움이 되었다.
“면접은 아이에게 부족한 부분을 만회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예요. 자신의 가능성을 충분히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죠.” 박연수 양은 ‘면접’에서 그동안 자기주도적인 학습으로 성취한 내용을 강조했고, 결국 성공으로 이어졌다.
‘민사고’ 합격 비결을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렵다. 입시 준비에몰입하기 이전에 ‘학습에 대한 욕구’를 길러주고 ‘학습에 필요한 환경’을 꾸준히 제공하는 것, 그리고 아이 스스로 목표에 대해 열정을 품게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 송오현 DYB최선어학원 원장
‘중학교 첫시험 특목고 합격 결정한다’저자, 고려대 졸, 15년 동안 서울 대치동에서 중
고생 대상 영어 강의. 현재 DYB최선어학원, DYB입시전문학원, DYB 수학전문학원 등 서울과
경기도에 13개 분원직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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