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성균관대학교 정시 기출문제 (인문계열)

서울 명동거리의 남녀 직장인들. 임재범 기자
■ 知彼知己- 출제 경향 알아보기

2008 성균관대학교 정시기출문제는 성별 임금격차에 대한 사회적 현상을 다각적으로 묻고 있다. 양성평등이라는 문제가 호주제 폐지, 여성의 노동 형평성 등 다양하게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성별 임금격차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번 성균관대 정시문제는 이러한 성별 임금격차에 대한 상이한 관점을 분석해내고 성별임금격차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다.

■ 논제 분석 및 논제에 따른 논의 전개

[문제1] 아래 제시문들(1~4)은 어떤 사회·경제현상에 대한 상이한 관점을 담고 있다. 이 제시문들을 상반된 두 입장으로 분류하고 각 입장을 요약하시오.

4개의 제시문은 전체적으로 남녀 간 임금격차에 대한 사회·경제현상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성별 임금격차가 일어나는 요인에 대해서는 서로 상반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문제도 이러한 관점의 차이를 묻고 있기 때문에 성별임금격차의 요인에 대해 명확하게 분류하여 요약해야 한다.

먼저 <제시문1>은 영국의 여성과 남성의 임금격차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1970년대에는 전일제로 근무하는 남녀의 임금격차가 컸지만 1999년에 와서는 현격히 줄어들고 남녀평등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여성의 전문직 직종의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능력 있는 젊은 여성들의 수입이 남성과 비슷해졌다는 점은 과거와 다른 사회적 현상이다.

그러나 이 제시문에서 가장 중요한 논지는 여성의 전문직 고소득직업의 사회적 진출이 활발해지고 남녀 간의 임금격차가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저임금 저소득의 여성근로자가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음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직업구조의 상층구조에서는 여성의 진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더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하는 서비스 분야에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저임금에 혹사당하고 있는 사회구조 때문이다.

결국 이 제시문은 남녀 간의 임금격차가 개인의 능력의 차이에서 기인하기 보다는 사회구조에 따른 성별 직업분리에서 발생한다는 관점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제시문2>는 한국 성별임금격차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이 제시문도 <제시문1>과 마찬가지로 한국 성별임금격차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들고는 있으나 여전히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러한 산업과 직종에서 나타나는 임금격차 요인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첫째 고용분포에 따른 고용차별, 둘째 임금계수의 차이에 의한 임금차별 마지막으로 생산적 요소를 포함한 기타요인으로 구분하여 분석하고 있다. 이 제시문은 성별 임금격차의 요인을 고용차별과 임금계수에 의한 차별보다는 다른 요인에 보다 주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즉 개인의 교육, 경력, 근속기간과 같은 생산적 요소가 임금격차의 주된 요인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제시문1>에서 성별임금격차의 원인을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는 태도와는 상이한 관점으로 파악할 수 있다.

<제시문3>은 역사적으로 여성에 대한 성적 차별과 남성우월주의에 대한 강압적인 태도가 결국 여성의 생산적 활동을 배재하고 남성과 근본적으로 경쟁할 수 없는 사회적 구조를 만들었다는 관점이다.

즉 여성의 생산능력이나 지적 활동은 일을 수행하는 데에 있어 남성과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전락시키면서 남성이 더 높은 지위를 강화한 사회적 편견과 모순을 강하게 지적하고 있는 제시문이다.

<제시문4>는 미국의 의무교육의 예를 들어 학교 교육이 실제 개인의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는 사실을 기술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남녀 간 임금 격차의 원인을 두 성별간의 학력의 차이에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직장 경력의 차이에 따른 남녀 간의 인적자본의 축적에서도 임금격차의 원인을 설명함으로써 결국 개인의 학력이나 직장경력에 따른 능력에 따라 남녀 임금격차가 발생한다는 관점이다.

4개의 제시문을 모두 살펴본 바와 같이 <제시문1>과 <제시문3>은 사회구조적으로 여성에 대한 인식이 평등하지 못하기 때문에 남녀 간 임금격차가 실재한다는 관점이다.

이와 반대로 <제시문2>와 <제시문3>은 직장경력이나 학력의 차이에 따른 생산성의 능력차이가 성별 임금격차의 주된 요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문제가 요구하는 데로 서로 상반된 두 입장으로 분류해주고 각 제시문의 핵심논지를 중심으로 요약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문제2] 아래 표는 가상의 임금근로자들의 성, 학력, 생산기여도 및 월평군 임금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 표의 사례들이 [문제1]의 상반된 입장들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상세한 분석을 통해 밝히시오.

이 문제는 표에 나와 있는 수치의 의미를 개인의 능력의 차이로 해석할 것인가 아니면 사회구조적 측면에서 이해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상세한 분석력을 테스트하고 있다.

표에는 4가지 유형의 근로자에 대한 수치가 나타나 있다. 이 표를 개인의 학습능력이나 생산성의 관점에서 분석해본다면 남녀의 성에 대한 사회구조적 차별보다는 개인의 생산능력이나 학력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생산기여도가 가장 높은 근로자는 A이며 남성이다. 그 다음으로 생산성이 높은 근로자는 B이며 여성이다.

근로자 A와 C는 B와 D에 비해 학력도 높고 생산기여도도 높으며 월평균 임금도 상대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남자 여자의 성적차별에 의해 임금격차가 벌어지기 보다는 개인의 학력과 생산기여도에 따라 임금격차가 발생한다고 분석할 수 있다.

이와는 상이한 입장인 사회구조적 측면에서 분석해본다면 A근로자와 같은 학력을 가지고 생산기여도 측면에서도 큰 차이가 없는 C근로자는 월평균 임금에서 남성보다 적은 보수를 받고 있다.

이는 생산기여도 측면과 단순히 비교할 수 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큰 임금의 차이를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고졸학력을 가진 B와 D근로자도 남성과 여성의 임금격차가 존재하고 있다. 생산에 대한 기여도를 판단하는 근거에 모두가 동의한다면 이 문제는 개인의 능력의 차이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B와 D의 생산기여도 차이와 임금의 차이는 서로 동일하지만 A와 C는 생산기여도와 임금격차의 차이가 비례하지 않고 있다. 이는 같은 능력을 소지하고 있어도 생산기여도와 능력보다는 사회구조적으로 남녀임금격차가 발생함을 추론할 수 있다.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다시 정리해보면 대졸남녀의 생산기여도 대비 월평균 임금격차를 근거로 제시문1과3의 정당성을 증명할 수 있으며 반대로 고졸 남녀의 생산기여도 대비 월평균 임금격차를 들어 제시문1과3의 부당성을 증명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제시문2와 4의 개인의 학력과 생산기여도에 따른 임금격차의 정당성과 부당성을 같은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다.

[문제3] 아래 제시문들(5와6)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사회현상의 발생 이유를 [문제1]에서의 입장들을 활용하여 설명하시오.

이 문제는 현대사회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는 여성들의 전문 직종 분야의 진출과 여성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사회현상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제시문5>는 행정고시에서 여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고위직에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진출하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아직도 남성과 여성의 사회구조적 차별이 존재하고는 있지만 개인의 교육과 능력에 따라 직종이나 산업분야에서 여성이 더 높은 지위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물론 개인의 노력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사회적 인식의 변화도 같이 병행하고 있다. 그러한 예를 잘 보여주는 것이<제시문6>의 알파걸이다. 알파걸은 남성을 압도하는 능력 있는 여성 집단으로써 과거에 억압받고 남성과 경쟁하지 못했던 존재에서 탈피해 여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즉 여성은 나약하고 종속된 부속개념이 아닌 능력 있는 존재로 그 가치를 재평가 받고 있는 것이다.

알파걸의 등장과 고시에서 ‘여풍’이라는 사회현상은 어느 한 관점만으로 분석하기는 부족한 면이 있다. 개인적 능력의 배양도 사회적으로 남녀 모두 교육의 평등성에 의해 기인했으며 여성이 제대로 평가받는 것도 남녀평등사상이 점점 확대되는 역사적 과정의 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적으로 엄존하고 있는 여성의 임금차별에 대한 부당함이 여성들을 고시에 집중하게 하는 원인이 될 수 도 있다. 따라서 개인적인 생산능력의 관점과 사회구조적 변화의 측면을 모두 활용하여 알파걸의 등장과 고시에서 ‘여풍’의 위세를 설명한다면 유연한 답변이 될 수 있다.

***2008성균관대학교 정시 인문 기출문제는 http://cafe.naver.com/urekazzang > 기출문제>성균관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윤(유레카논술아카데미 성북캠퍼스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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