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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교수와 경제평론가 복거일이 본 총선


4ㆍ9총선이 있기 전 3월 26일 서울대 조국 교수<1965년생. 서울대 공법학과(86년), 캘리포니아대 법학박사(97년), 서울대 법대 교수(2001-), 참여연대 부위원장, 인천위원회 비상임위원(현재)>는 ‘성찰하는 진보’를 냈다. 98년 이후 여러 언론에 기고했던 글을 대선을 치르고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정리해 펴낸 것이다.

그것은 총선을 향한 ‘쓴소리’였다. 우리 정치가 진보하기 위해 어떤 생각을 가다듬어야 할지에 대한 ‘성찰’이었다. 진보의 가치에 대한 소신이었다. 이를 요약한다.

<<진보라는 선언만으로 먹고 살 때는 지나갔다. ‘보수’라는 이름이 모두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닌 것처럼, ‘진보’라는 이름이 올바름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보다 낮은 곳으로 내려가 다시 시작해야 한다. 민주화 이후에도 여전히 박정희는 인기 있는 ‘정치 상품’이다. … “죽은 자가 산 자를 다스리는 것인가”(프랑스 철학자 콩트의 말). 역사는 과거에 존재했다는 것을 확인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당시에 또 다른 선택이 없었는지 묻고 그것을 통해 현재와 미래는 어떠해야 하는지 살피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이승만과 박정희는 우리의 미래가 아니고 부활돼서는 안 되는 과거다.… 국가차원에서 만들 수 있는 박정희 관련 건물은 ‘기념관’이 아니라. ‘기록관’이다.… 앞으로 보수진영은 박정희 향수에 기대서 지지세를 유지하는 퇴행적 모습을 버리고,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진보진영은 박정희 향수가 퍼지게 된 이유중의 하나가 자신의 정치적, 정책적 무능과 미숙 때문이라는 점을 명심하여 혁신에 나서기를 바란다>>

조국 교수의 ‘성찰’과 ‘쓴소리’는 엉뚱한 결과를 낳았다.

책이 나온 후인 4월2일 동아일보 창간 88주년 여론조사에서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인물’의 지지도는 조 교수를 놀라게 했을 것이다. 박정희 59.0%, 김대중 13.2%, 노무현 11.8%, 이승만 2.8%, 전두환 1.4%, 김영삼 1.2%, 윤보선 0.7%, 노태우 0.1% 였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호평은 ‘박정희 시대’를 경험한 40대(65.4%), 50대이상(73.8%), 그리고 대전ㆍ충청(69.6%), 대구ㆍ 경북(79.6%)에서 높게 나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호남에서 42.8%로 박 전 대통령(29.4%)보다 높게 나왔다.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 친박연대, 무소속에서 박근혜계의 약진을 이 여론조사는 예견한 셈이다.

박 전 대표는 4월11일 친박 인사 복당 문제에 대해 “당에서 받아 들여야 한다”고 딱 부러지게 한마디 한 후 ‘침묵모드’에 들어가 있다.

박 전 대표가 겪고 느끼는 심정을 소설가이며 사회 경제 평론가인 복거일<1945년생. 서울대 경제학과(67년), 가상역사소설 ‘비명을 찾아서’로 등단(87년), 뉴라이트기관지 ‘시대정신’ 편집위원(1998-), 문화미래포럼 대표.(2006-)>은 4월12일 조선일보에 “신데렐라 박근혜와 계모”라는 시론을 기고했다. 이를 요약한다.

<<”몇이 나간다고 당이 망하지 않는다”던 사람들은 우수수 떨어졌고 “살아서 돌아 오라”는 비통한 얘기를 ‘주군’에게서 듣고 떠난 사람들은 많이 살아서 돌아왔다. 이보다 상황에 더 걸맞은 결말이 어디 잊겠는가… 그러나 신데렐라 이야기를 그리도 사실적이고 흥미 높게 만드는 것은 악한 노릇을 하는 계모다. 신데렐라는 실은 계모가 만든다. 신데렐라는 ‘부엌에서 재를 뒤집어쓰고 일하는 계집애’라는 뜻이다. 우리말로는 ‘부엌데기’다. 누구도 신데렐라가 되기를 바라지 않고 스스로 될 수도 없다. 안타깝게도, 박 의원의 신데렐라 이야기에서 계모역은 어느 사이엔가 이 대통령의 몫이 되었다. 적어도 시민들 대부분이 그렇게 인식한다. 그런 인식은 근거가 없지 않다.… 이 대통령이 신데렐라를 구박하는 계모와 같다는 시민들의 인식은 그의 지도력에 대한 근본적 위험이다.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그의 도덕성이 낮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으므로, 상속녀를 구박하는 계모라는 배역은 그의 도덕적 권위를 깊이 부식할 것이다. 권위를 잃은 지도자의 무력함은, 노 대통령이 아프도록 선연하게 보여 주었다>>

복거일은 동아일보의 여론조사를 읽고 ‘박정희’에 대한 시민의식을 깨달았을 것이다. 그러나 계모에게 박해 받는 박 전 대표와 그의 아버지에 대해 지닌 조국 교수의 생각을 감지하지 못한 것 같다.

조 교수는 그의 책에서 박 전 대표와 이 대통령의 측근실세 이재오 의원과의 갈등을 색 다르게 풀이했다.

<<1979년 박 대통령 서거 전에 ‘민주수호 청년협의회’ 회장으로 유신반대운동을 벌이던 이재오씨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이재오는 박 대통령의 딸 박근혜씨가 안동댐에 물고기를 방생한 기념비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보고 “이런 것들이 유신독재의 전형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를 이유로 그는 긴급조치 제9호 위반으로 투옥되어 고문까지 받았다. 한나라당에서 이재오씨가 박근혜씨의 반대편에서 있는 것은 이런 악연도 작용했을 것이다.>>

이런 조국 교수의 ‘쓴소리’를 시민들, 특히 영남의 시민들은 알고 있었을까?

이명박 대통령은 조국 교수와 복거일 소설가와 정담(鼎談)을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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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8/04/25 15:49




박용배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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