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꿈을 꾸면 복권에 당첨된다'는 사실을 확인하려면 반대의 경우도 조사해야

게임으로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아래처럼 4장의 양면 카드가 있고, 각 카드에는 숫자와 알파벳이 각각 한 면씩 적혀 있다. 카드의 양쪽 면 중에 사람들이 우선 한쪽 면만을 보고 있을 때, 다음의 주장이 참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어떤 카드를 확인해야 할까?

주장: “알파벳 모음 카드 뒤에는 (조건) 홀수가 적혀있다(결과).”

1. ‘A’카드를 확인해야 한다.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이 ‘A’카드이다. 우선 모음카드 ‘A’ 뒤에 홀수가 적혀 있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홀수가 적혀 있으면 모음카드 뒤에 홀수가 있다는 주장에 우선 동의할 수 있다.

2. ‘2’카드를 확인해야 한다.

‘A' 외에 더 확인해야 하는 카드가 있다. 바로 짝수 숫자카드 ‘2’카드이다. 이 짝수숫자카드 뒤에 모음이 있다면, 위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게 된다. 즉, 특정 결과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를 조사하여 조건을 만족하였음에도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경우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러나 때로 사람들은 ‘1’ 카드의 뒤를 뒤집어 보고서 모음이 있다면 위의 주장이 사실일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다음의 경우를 보자. “로또 복권 1등에 당첨된 사람 2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110명(44%)이 길몽을 꾸었다고 답변했다. (중략) 꿈을 꾼 뒤 복권을 구입하는 비율이 높고, 그런 만큼 꿈을 꾼 사람이 당첨될 확률이 높은 셈이다.”

이 사실을 어떻게 확인했을까? 위의 카드처럼 조건에 해당하는 복꿈을 꾼 구입자들에게 물어보았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하기에는 복권 구입자가 너무 많다.

이 경우도 당첨자들에게만 물어보았다. 그래서 복꿈을 꾼 구입자들 중에 당첨되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를 모르는 상태이다. 그렇다면 복꿈과 당첨과의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

우리의 관심 조건(복꿈)에 해당하는 사람을 모두 조사해야지 인과관계를 제대로 검토할 수 있다. 위에서라면 복권을 산 사람들을 모두 조사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래서 복꿈 꾼 사람의 당첨율을 전체 당첨율과 비교해야 복꿈의 유효성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이 말로 하는 것보다 표로 정리하는 것이 상황을 이해하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 아래처럼 복권의 경우를 보자.

여기서 복꿈의 효과를 보기위해서는 다음 중 어느 것으로 판단해야 할까?

1. 44%와 56%의 비교

2. 각각의 복권 당첨 비율인 p1과 p2를 비교

여기서는 꿈을 꾸었을 때의 당첨 확률이 꿈을 안 꾸었을 때의 당첨 확률보다 클 때에만 꿈과 복권 당첨과의 연관성이 성립하게 된다. 꿈을 꾼 사람 중에 복권 미당첨된 사람이 너무 많다면 (즉 a가 무척 크다면) 우리는 꿈과 당첨과의 관계를 믿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2번이 타당함에도 1을 근거로 한 주장을 가끔 보게 된다.

원인과 결과와의 관계는 이처럼 원인과 결과에 해당하는 부류를 각각 해당자와 미해당자로 나누어서 매트릭스(Matrix) 형태로 볼 때 적절한 검토가 가능하다. 특정 결과를 보인 대상만을 조사하여서는 불충분하다는 것을 이러한 표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 최제호 약력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계산통계학과 졸업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계산통계학과 통계학 석사 및 박사

<통계의 미학> 저자, (현) (주)디포커스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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