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곡은 재즈풍 '또 다시 안녕''뜨거운 안녕'의 후속곡 개념… '내가…'는 한스런 보컬 내뿜어목소리 나올 때까지 음반 낼 것

우리 나이로 78세. 희수를 넘어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신곡을 발표한 대중가수가 탄생했다. 쟈니리. 지금도 많은 중장년 세대들의 노래방 애창곡으로 사랑받는 '뜨거운 안녕', '사노라면'의 오리지널 가수로 유명한 그는 60년대 극장쇼 전성시대를 군림했던 가수다. 신곡 발표를 통해 쟈니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가수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알렸다.

2013년 가왕 조용필은 10년의 침묵을 깨고 정규 19집 <헬로 HELLO>을 발표해 음원을 올킬하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알렸다. 이후 대중음악계는 70-90년대를 풍미했던 왕년의 인기가수들이 속속 컴백하며 의미심장한 신보를 발표하는 긍정적인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한국 발라드의 효시로 평가받는 이문세도 13년 만에 정규 15집을 발표해 음원을 올킬하는 흥행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내는 음악적 성과를 올리고 있다. 한동안 아이돌 음악으로만 편중된 한국대중음악계에 중견 혹은 거장급 뮤지션들의 의미 있는 음악적 행보는 부족했던 다양성 부문에 한 몫 단단히 해내고 있다. 반갑고 긍정적인 현상이다.

벚꽃이 절정을 이룬 화사한 봄날에 여의도 윤중로에서 쟈니리 선생을 만났다. 쟈니리의 사진으로 장식된 이번 앨범의 제작과 기획은 재즈보컬리스트 김준의 작품이다. "인간적으로 좋아하는 건지 음악적으로 좋아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김준은 제 노래가 자기의 마음으로 통하는 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쟈니리) 연주곡 포함 총 16곡의 수록곡 중 쟈니리의 노래는 총 3곡. 첫 트랙은 대표곡 '뜨거운 안녕'의 후속곡 개념인 김준 작사 작곡의 '또다시 안녕'이다. 트로트 질감이 감돌지만 재즈풍의 연주 분위기가 차분하다. "미국에서 잠깐 귀국했던 1992년에 오랜 친구사이인 김준과 제 재즈 독집을 작업한 인연이 있어요. '또다시 안녕'은 저를 염두에 두고 만든 노래라 하더군요."(쟈니리)

두 번째 곡 '오사랑 마마'는 1992년 독집의 타이틀곡을 다시 불렀다. "이번 버전은 반주가 좀 달라요. 지난번엔 신광웅씨가 피아노를 연주했는데 이번에는 프랑스 보니스 국립음악원에서 재즈피아노를 전공하고 귀국한 이건민이 맡았다. "신광웅은 창작력이 많은 사람이고 이건민은 프랑스에서 공부해서 그런지 음악이 심플하게 멋있는 핑거링이 나오더군요. 장단점이 있지만 두 사람의 연주가 모두 마음에 듭니다. 제가 영광이죠."(쟈니리)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이 깊은 곡은 마지막 곡인 블루스 버전 '내가 뭐랬어요'. 쟈니리 특유의 흐느끼는 듯 토해내는 한스런 보컬이 농익은 맛을 안겨준다.

쟈니리는 58년간의 가수활동과 아직도 대중이 자신의 노래 '뜨거운 안녕', '사노라면'을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단다. 신보를 낸 소감이 궁금했다. "새 음반이 나오면 항상 음반에 실린 노래가 알려졌으면 하는 똑같은 마음이죠. 들어보시면 이번 곡들 좋아요."(쟈니리) 연예계에 하고 싶은 말씀이 많이 보였다. "지금의 연예계는 너무 냉정하고 방송할 여건이 거의 없어 후배들이 저를 알아보질 못해 섭섭합니다. 지방파 TV방송국에서 아이들 프로 말고도 우리 나이의 가수들이 나갈 수 있는 프로를 좀 만들면 좋겠어요."(쟈니리)

60년대에 영화 <청춘대학>, <즐거운 청춘>, <흑맥>, <성난 영웅들>에 단연으로 출연했던 쟈니리는 2014년 영화 <일어나요 춘자씨>에 주연으로 출연을 했다. "제 노래를 좋아하는 이명세감독이 '대찬인생'이란 방송프로에 나온 저를 보고 추천했더군요."(쟈니리) 선생은 아직도 전국으로 다양한 행사에 다니고 있다. 78세의 나이에도 신곡을 발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일까? "노래를 너무너무 좋아하기에 목소리가 나올 때까지 음반을 내고 싶어요. 노래를 하려면 건강이 중요해 매일 기구운동을 해서 알통이 이렇게 딴딴해요. 또 소식으로 음식조절을 하고 있어요. 음악이 있다면 아직도 밤 세워도 끄떡없고 매일 술을 마실 정도로 건강은 좋아요. 어제도 소주3명 마셨어요."(쟈니리)

언제까지 음악활동을 계속할건지 궁금했다. "지금도 행사에 가면 은근 할머니 팬이 많아요(웃음). 은퇴라는 말은 절대 하고 싶지 않아요. 꾸준하게 새 앨범을 내면서 죽을 때까지 노래 속에서 살면서 음악을 즐기고 싶습니다."(쟈니리)



글ㆍ사진=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oopld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