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잔상(殘像, persistence of vision)

영화는 정지된 컷이 흡사 활발하게 움직이는 잔상 특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구현한 예술 형식이다.

1초에 24컷이 영사 장치를 통해 돌아가면서 정지된 스틸은 흡사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활동 사진이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관객들이 90분짜리 영화를 관람한다는 것은 129, 600장(90분×60(1분은 60초)×24(1초에 24컷이 돌아감)의 정지된 컷을 시청한 뒤 극장 문을 나선다는 것과 동일한 것이다.

영화학자들은 ‘개별적인 이미지를 복합적으로 혼합 시켜 보여주면 인간의 두뇌에서는 영상을 확장 시켜서 그 인상을 각인하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보다 쉽게 설명하자면 인간 두뇌에서는 어떤 이미지가 사라진 뒤에도 몇초 동안은 직전에 봤던 것이 망막에 남아 있는 것이다. 이것이 영화와 만화 영화로 발전되는 근간이 된 것이다’라며 ‘잔상 Persistence of vision’의 특징을 풀이해 주고 있다.

토마스 에디슨이 발명한 ‘키네토그라프 kinetograph’, 프랑스 뤼미에르 형제가 이 기구를 더욱 개량화 시킨 ’시네마토그라프 cinematograph’ 등은 잔상 특징을 기반으로 해서 만들어진 대표적 영사 장치로 알려진다.

1912년 독일 심리학자 막스 베르트하이머(Max Wertheimer)는 <운동 지각에 대한 실험 연구 Experimentelle Studien über das Sehen von Bewegung. Zeitschrift für Psychologie>를 통해 ‘분리된 프로펠러가 돌아갈 경우 날개가 원형처럼 보인다’는 ‘파이 현상 phi phenomenon’을 제시해 공감을 얻어낸다.

심리학자들은 ‘12컷 혹은 24컷의 이미지가 움직이게 되면 각 이미지 사이에 있는 어두운 부문을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이처럼 동공에 빛을 쏘았다가 멈추었다는 반복 시키면 플리커 융합(flicker fusion)이 일어나 관객들은 영화를 정지된 컷이 아닌 연속적인 움직임으로 보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고 부연 설명해 주고 있다.

반면 일부 학자들은 ‘눈과 두뇌에서 움직임을 판단하는 세포들이 움직임을 모방한 자극에 속아 넘어가 그릇된 판단을 내리는 과시 운동(apparent motion)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적인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초당 24 프레임(Modern theatrical film runs at 24 frames a second)을 적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맥시비전 시스템(system MaxiVision)은 초당 48프레임(48 films at 48 frames per second)을 도입해 인간의 시각 능력을 더욱 확장 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경기(영화칼럼니스트) www.dailyo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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