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종용(肉蓯蓉)은 우리나라에서는 자생하지 않으며 중국의 서북부 척박한 사막 땅인 감숙(甘肅), 신강(新疆), 내몽고(內蒙古)등의 높은 산 음지에서 식물의 뿌리에 기생해서 살아가는 다년생 초본이다. 말의 배설물이 많은 곳에서 생기거나 말이 교미를 하다 정액이 떨어진 곳에서 자란다는 설이 있으며 생김새가 남성의 성기를 닮았고 끈적거림이나 냄새가 이와 유사해서 호색가들은 육종용을 보양(補陽)의 성약(聖藥)으로 친다.

한약제로 쓰이는 육질(肉質)의 줄기부위의 표면은 엎어놓은 기왓장이 겹쳐있는 것처럼 얇은 비늘조각으로 빽?徨構?쌓여 있어 이 부분을 제거하지 않으면 약재로 쓸 수 없다. 수치는 술로 세척한 후 껍질을 제거해서 잘라서 불에 쬐는 방법과, 막걸리에 담가 하루 밤 재운 다음, 흙과 모래 그리고 껍질을 제거하고 속에 있는 백막을 제거한 후 다시 술에 담갔다가 절편으로 만들어서 막걸리를 넣고 찌거나 불을 쬐어 말리는 방법이 있다.

육종용의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짜고 시고 달다. 신장(腎臟)과 대장(大腸)으로 들어간다. 신장으로 가서 신장의 양기를 보하고, 끈적이는 성질은 대장에서 대변이 나갈 때 기름칠을 해줘서 잘 나가게 한다. 보양약은 몸을 따뜻(溫)하게 해서 양기를 보하는데 그러면 건조(燥)한 성질을 가질 수밖에 없고, 보음약은 몸을 촉촉이 적셔 줘야 해서 부득이하게 끈적하고 축축하고 걸죽해서(滋膩) 잘 체(滯)하게 한다. 육종용은 따뜻(溫)하지만 건조(燥)하지 않고, 걸죽(滋膩)하지만 체(滯)하지 않아서 보양(補陽)과 보음(補陰)의 성질을 모두 다 가지고 있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관계로 부작용은 줄어들지만 약효가 빠르게 나타나지 않고 느리게 나타나므로 종용(從蓉)이란 이명이 있다.

보양약은 정력약화로 인한 발기부전과 불임, 손발이 시린 수족궐냉(手足厥冷), 자주 소변을 보는 소변빈삭(小便頻數), 허리와 무릎이 시큰거리는 요슬산연(腰膝酸軟), 쉬 피로하고 총명함이 떨어지는 현상과 노화(老化)현상과 언어가 어눌한 것 같은 신장의 양기가 부족해서 생기는 질병을 치료하는 공통점이 있다. 육종용은 이런 공통적인 것 외에 찐득하고 기름기가 있어 특히 노인들이 진액이 부족해 말라 비틀어진 딱딱한 대변을 배설할 때 기름칠을 해 줘서 잘 보게 도와준다. 최근에 딱딱한 변비에 햄프 시드가 유행인데 햄프시드란 대마(大麻)의 씨앗인 마자인(麻子仁)이다. 예로부터 한의학에서는 촉촉하게 축여주는 숙지황, 당귀 같은 보음약과 함께 마자인이나 아주까리 씨앗을 노인변비에 많이 사용했는데 이들은 육종용과 같이 기름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사하는 사람은 신중하게 사용해야한다. 발기부전과 정력 강화 및 남성불임에는 오자연종환(五子衍宗丸) 즉 다섯 가지 씨앗인 토사자, 구기자, 복분자, 차전자, 오미자와 신음(腎陰)을 보하는 숙지황, 산수유와 함께 쓴다. 여성불임에는 보음약(補陰藥)인 숙지황, 당귀, 녹각교 등과 함께 쓰고 허리에 근력(筋力)이 없고 자주 아플 때는 파극천, 비해(萆薢), 두충과 함께 쓴다. 쇄양(鎖陽)이란 한약재가 있다. 동의보감에는 육종용(肉蓯蓉)의 뿌리라고 되어 있지만 여러해살이 기생식물인 쇄양이란 초본식물의 육질(肉質) 줄기부위를 사용하는 것이 맞다. 쇄양 역시 중국의 서북부 감숙(甘肅), 신강(新疆), 내몽고(內蒙古)등에서 자생하며 용안육과 마찬가지로 기생식물이다. 용안육과 쇄양은 이런 유사점 외에 언 듯 보면 외관상으로도 닮은 점이 있고 둘 다 보양약의 범주에 든다. 육종용과 쇄양은 약효가 서로 비슷하나 쇄양은 육종용보다 따뜻하고 건조한 성질이 더 많고 점액질 성분이 적어서 육종용이 가지고 있던 대장에 기름칠하는 효능인 윤장통변(潤腸通便)의 약효는 훨씬 떨어진다.

다른 보양약의 효능은 모두 있으며 특히 근골이 말라서 힘이 없어 보행이 어려운 각종 탄탄(癱瘓)증에 많이 쓰인다. 보행장애, 소아마비후유증에도 역시 사용할 수 있는데 이 때는 숙지황, 호골, 구판등과 함께 쓴다. 성욕감퇴에는 파극천, 구기자, 보골지, 음양곽 등과 함께 사용하고, 요통과 변비가 같이 있을 때는 우슬, 두충 등과 함께 쓴다. 육종용과 함께 사용할 때는 반드시 변비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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