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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따기의 영화보기] 매끄러운 화면을 보여주기 위한 원칙

12. 연속 편집(Continuity Editing)

1) 길가 도로변 유모차에 실려 있는 아이

2) 아이를 갖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불임 부부는 천진난만한 아이를 보고 납치한다

3) 이 광경을 지켜본 영리한 강아지

4) 도로, 작은 강 등 여러 걸림돌을 헤치고 납치 용의자 집을 뒤쫓아가는 강아지

5) 집으로 돌아와 비탄에 젖어 있는 아이 아버지의 바지를 끌고 유괴범 집을 알려주는 강아지

6) 헛간에 은닉된 유괴된 아이를 극적으로 되찾는 친부모.

7) 무사히 집으로 귀환하는 아이들의 친부모를 호위하는 용감한 강아지

화면 속에서 발생하는 사건, 주인공들의 행동, 공간 등을 일관되게 유지 시켜 영상 속에서 펼쳐지는 일들이 실제라는 느낌을 전달 시켜 주는 것이 연속 편집의 효과이다.

연속성(Continuity)은 서로 전혀 다른 장면을 자연스럽게 연결 시켜야 할 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1) 남자 친구의 어머니와 대면한 여성이 카페에서 만난다.

2) 어머니는 가난한 집안인 여자를 탐탐치 않게 여기면서 헤어질 것을 요구한다.

3) 눈물을 흘리면서 카페 밖으로 뛰쳐 나가는 여성

4) 바닷 바람에 머리칼이 휘날리면서 서로의 결별을 아쉬워 하는 커플

여기서 ‘카페’와 ‘바닷가’는 전혀 별개의 장소이지만 뜨겁게 사랑하는 연인들이 돈과 명예를 중시하는 어머니의 고집 때문에 헤어질 수 밖에 없다는 안타까움이 개입되면서 ‘공간적으로 서로 다르다’는 차이점을 인식 시키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두 장면이 인과 관계를 맺으면서 스토리가 펼쳐진다.

이렇게 자연스런 지속성을 유지 시켜 주는 것이 연속 편집(Continuity Editing)의 중요한 기능으로 알려진다.

뚱보 처녀가 인생 목표인 결혼을 이뤄내기 위한 해프닝을 다룬 작품이 <뮤리엘의 웨딩 Muriel's Wedding>(1994).

길을 걷다 쇼 윈도우 안에 진열된 웨딩 드레스를 발견한다.

뮤리엘은 곧바로 화사한 웨딩 복을 입는 상상을 할 때 장면이 바뀌어 결혼 식장에서 하객들로부터 환대를 받고 있는 뮤리엘이 행복이 가득한 웃음을 짓는 장면이 이어진다.

이 장면에서도 ‘길거리’ ‘결혼식장’은 전혀 별개의 이질적 장소와 공간이지만 웨딩 드레스를 입은 뮤리엘의 행복 가득한 표정과 행동이 서로 다른 공간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 역할을 하게 된다.

‘편집’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서로 다른 장면을 매끄럽게 연결 시켜 관객들에게 극중 상황에 몰입하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알려진다.

‘연속 편집(continuity editing)’은 6가지 규칙을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다.

1) 30도 규칙(30 degree rule):

주인공의 행동을 연이어 보여줄 경우 앞 장면과 뒷 장면의 촬영 각도는 30도 전후에 맞추어야 가장 자연스럽다.

앞 장면이 전신을 보여주는 풀 숏(full shot)이라면 다음 장면에서는 미디엄 쇼트(medium shot), 클로즈 쇼트(close shot), 익스트림 클로즈-업(extreme close-up) 등으로 연결 시켜 관객들이 컷 사이즈가 변화됐다는 것을 감지하고 화면에서 제기하는 새로운 상황에 몰입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2) 시선의 일관성(eyeline match): 주인공이 건너편에 있는 사람 혹은 물건을 쳐다 볼 때 다음 장면에서는 주인공이 봤던 사물을 보여 주어야 한다.

3) 스크린 디렉션(screen direction) 유지: 투자를 받기 위해 기업체 회장을 방문하러 온 벤처사업가 A.

비서의 안내를 받아 오른쪽 방향에 있는 회장 집무실로 들어갈 때 카메라는 오른쪽으로 빠져나간다(frame out).

이어 A는 왼쪽 방향으로 들어오는 장면(frame in)을 보여주면서 A가 움직이는 방향에 일관성을 유지 시켜 주게 된다.

4) 180도 법칙(180 degree rule): 대화하는 장면을 찍을 때 인물 A와 인물 B를 각각 촬영한다.

이때 두 사람 눈높이 정도에 가상선(imaginary line, stage line)을 만들어서 별도로 촬영한 장면을 연결 시킬 때 자연스럽게 마주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5) 지속적 사운드(Sound of continuity): 열변을 토하면서 연설하는 강연자. 강의를 듣는 참가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에서도 연단에서 진행되는 강의 소리가 배경으로 들려 와야 한다. 이렇게 되면 관객들은 화면의 등장 인물이 변경되는 것 보다는 강연 내용에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6) 행동의 일치(match on action): 회의를 끝내고 먼저 나오는 A를 보여준 뒤 다음 장면에서는 뒤따라 나오는 동료 B의 모습을 보여준다.

다음 장면에서는 A와 B가 어깨를 맞대고 함께 걷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전, 후 장면의 인물 동작이 물흐르듯 일치 시켜야 한다.

연속 편집(Continuity Editing)은 스토리, 등장 인물들의 행동이 일관되게 만들어 준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교과서적인 스타일에 대한 반발도 초창기 영화 역사부터 제기돼 온다.

프리츠 랑 감독이 주도한 독일의 표현주의, 러시아 몽타주 이론의 대가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 60년대 프랑스 누벨 바그 운동을 주도한 장 뤽 고다르 등은 비논리적이고 화면을 생략하는 파격적 기법 등을 도입해 일탈을 갈망해온 젊은층의 공감을 얻어낸다.

불연속 편집(discontinuity editing)으로 통칭된 이런 방식은 점프컷(jump cut), 슬로모션(slow motion), 패스트 모션(fast motion), 화면 분할, 프리즈 프레임(정지된 영상), 디졸브(dissolve), 와이프(wipe), 슬라이드(slide), 아이리스(iris) 등 다채로운 편집 테크닉을 결합 시켜 시, 공간, 등장 인물의 행동에 의도적인 불협화음을 조성한다.

이런 방식은 관객들의 영화 몰입도를 훼방 시키는데 역설적으로 이런 파괴적인 방식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 시켜 집중도를 높이는 효과를 거둔다.

오늘날 기승전결로 진행되는 연속 편집 방식과 CF나 뮤직 비디오 등이 쇼트 수를 증감 시키거나 그래픽과 템포를 적극 활용해서 불연속 편집을 애호하는 스타일이 병존해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경기(영화칼럼니스트) www.dailyo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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