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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병원 & 착한달리기] 뼈도 적당히 아껴야 오래 쓴다

“아껴야 잘산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나 어른들로부터 이 말을 한번쯤은 모두 들어봤을 것이다. 정형외과 의사인 필자 입장에서는 “적당히 아껴야 오래 잘 쓴다”라고 바꾸어 말하고 싶다. 관절 통증으로 필자의 진료실을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조금만 아껴 쓰세요”라고 말씀을 드리면 다들 웃으시긴 하지만 대체로 공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쓰면 쓸수록 우리 몸의 근육 등은 튼튼해지고 비대해지긴 하겠으나 기계의 부품과 같은 역할을 하는 신체 구조물들은 마모되는 현상이 생길 수 밖에 없다.

40대 후반의 건장한 남성이 필자의 진료실을 찾아와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 통증 외에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의 다른 문제가 있다고 했다. 통증 외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물었다. 그는 직업이 테니스 코치라고 했다. 테니스 칠 때는 큰 불편은 없는데 세수와 식사처럼 손을 얼굴 근처로 가져가는 행동이 무척 힘들다고 했다.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라고 말하는 그의 표정이 어두웠다.

팔꿈치 운동 범위를 측정해보니 팔꿈치가 완전히 펴지지 않았다. 구부리는 것도 90도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상태. 펴는 것은 그렇다 해도 구부리는 동작을 끝까지 할 수 없으니 얼굴 쪽으로 손을 가져가는 일상생활 동작들이 제대로 될 리 없었다. 물론 이런 현상이 한순간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서서히 진행되다 보니 환자의 입장에서는 어느 순간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게 된 것이다. 이를 인지한 후에는 불편감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병원을 찾게 됐다는 것.

또 다른 30대 중반의 근육질의 남성. 팔꿈치가 다 펴지지 않고, 끝까지 펴려고 하면 팔꿈치 뒷부분에 통증이 심하다고 했다. 이전부터 가끔 불편감은 있었으나 갑자기 상태가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고 했다. 헬스를 오랜 기간 동안 해 온 분이었다. 구부리는 것은 130도 정도, 펴는 것은 20도 정도가 덜 펴지는 상태였다.

야구를 좋아하거나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은 알 것이다. 야구선수 중에서 특히 투수가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았다는 내용. 정도의 차이가 있겠으나 위의 경우들과 유사한 사례라고 볼 수 있겠다. 팔꿈치 관절의 운동범위는 개인마다 어느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대략 평균적으로 0도에서 140도 정도이다. 완전히 펴졌을 때가 0도이고, 완전히 굽히게 되면 140도가 된다는 뜻이다.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게 되어 일반적으로 이 범위는 어느 정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게 된다. 평균적인 운동 범위보다 줄어든 상태를 팔꿈치 관절의 강직이라고 부른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팔꿈치 관절의 운동범위를 기능적 운동범위라고 부른다. 연구에 의하면 30도에서 130도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쉽게 말해서 팔꿈치의 강직으로 인해 이 기능적 범위보다 운동범위가 줄어들게 되면 대체로 불편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

팔꿈치 강직의 원인은 주로 외상, 화상 또는 감염 등에 의한 관절염이 대부분이다. 골 관절염(퇴행성 관절염)은 그 비중이 낮다. 연구에 의하면 팔꿈치 관절염 환자 중에서 1-2%를 차지하며 대부분 중년 남성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팔꿈치의 골 관절염으로 인해 강직이 나타나는 경우는 대부분 오랜 기간 동안 지나치게 팔꿈치 사용을 많이 한 경우이다. 대표적인 예로, 육체노동을 심하게 했거나 지속적으로 팔꿈치에 부하가 많이 걸리는 운동을 하는 것 등이다. 바꾸어 말하면, 지나친 사용으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정형외과 질환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근골격계 구조물들을 과하게 또는 오랜 기간 동안 사용해서 나타난다고 생각하면 크게 무리가 없다. 나이가 듦에 따라서 퇴행성 변화까지 생기게 되니 하나 둘씩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젊은 경우에도 특정 부위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게 된다면 평균보다 훨씬 더 이른 나이에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지나친 사용으로 변화가 초래되기도 하지만, 반면에 사용하지 않으면 기능이 떨어지는 것 또한 우리 신체의 특징이다. 운동을 지나치게 안 한다면 근육의 위축이 온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또 다른 예로, 골절 등의 팔꿈치 외상으로 인해 일정 기간 이상 팔꿈치에 부목을 하게 되면 팔꿈치는 굳어서 움직이기 힘들게 된다. 앞서 이야기했던 팔꿈치의 강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강직은 대부분 관절운동을 통해서 회복될 수 있지만 지나치게 사용하지 않음으로 인해서 생긴 문제이다.

기대 수명은 갈수록 길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우리의 근골격계 사용 기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삶의 질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활동하며 살기 위해서는 신체를 적당히 아끼고 잘 사용하는 것이 꼭 필요할 것이다.

달려라병원 박진웅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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