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6년은 ‘여름이 없는 해’로 불린다. 인도네시아의 탐보라 화산의 폭발로 150억 톤에 달하는 화산재가 전 세계의 하늘을 가리면서 온도가 떨어졌고 한 여름에도 눈이 내리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 결과 강우, 폭풍, 서리 등 기상 이변이 속출하면서 세계적 규모의 기근이 발생해 많은 사람들이 굶어죽었으며 두터운 화산재가 수 년 간 하늘을 선홍색과 오렌지색으로 물들이면서 수많은 화가들의 그림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한여름 햇빛도 비치지 않아 음침하고 거기다 폭풍우까지 몰아치던 밤에 제네바에 있는 ‘바이런’의 저택에 머물던 사람들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누가 가장 무서운 글을 쓰는지 내기를 하면서 돌아가면서 장난삼아 무서운 이야기를 하나씩 지어낸다. 이 때 저택에 머물던 사람들의 면면이 만만치가 않다.

‘바이런’은 영국의 낭만파 시인인데 그 당시 간통, 동성애, 근친상간 등 스캔들을 일으켜 영국을 피해 그의 주치의였던 ‘존 폴리도리’와 함께 제네바의 저택에 머무르고 있었다. ‘P.B. 셸리' 또한 영국의 낭만파 시인인데 임신한 아내 ’해리엇‘을 버리고 ’메리‘와 애정의 도피 행각을 벌이다 ’해리엇‘이 임신한 상태로 자살하자 세상의 눈을 피해서 '메리'와 함께 바이런의 별장으로 방문하게 된다. 거기다 ’그레고리 레빈‘도 가끔씩 끼었다. 바이런과 셀리는 19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낭만파 시인이다.

그 여름날 이들이 상상력으로 만들어 낸 것이 ’프랑켄슈타인‘과 ’벰파이어‘다. 프랑켄슈타인은 셸리의 부인인 ’메리 셸리‘의 창작물로 1918년 ’프랑켄슈타인 : 현대의 프로메테우스‘라는 제목을 달고 세상으로 나와 수많은 연극과 뮤지컬, 영화의 단골 소재가 된다. ’벰파이어‘는 그의 주치의였던 ’존 폴리도리‘가 그 이전의 흡혈귀와 완전히 다르게 잘 생기고 창백하며 세련되면서 한편으로는 여자를 잘 후리는 현실감 있는 ’루스벤 경‘을 주인공으로 해서 1819년 소설을 발표하는데 주인공인 ’루스벤 경‘은 폴리도리가 증오했던 바이런의 성격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로니컬하게도 벰파이어는 출판 당시 책이 안 팔릴 것으로 예상해서 원작자를 폴리돌리 대신 바이런으로 해서 출판해서 성공을 거두게 된다. 문학사에서 후에 이 일련의 사건을 ‘제네바의 여름’으로 불렀으며 프랑켄슈타인과 뱀파이어가 탄생된 지 200주년을 기념해서 올해 연극 ‘셸리 셸리 바이런’이 막을 올렸다. 이들과 유사한 ‘늑대인간’도 오래전부터 전설로 전해 오던 것이 1941년에 ‘늑대인간(The Wolf Man)'으로 영화화되면서 괴물영화의 전성시대를 열게 되었다. 용맹스럽고 영리한 늑대는 인간의 가장 두려운 경쟁자로 등장했으나 오래지 않아 인간들에게 정복당하면서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개‘로 탈바꿈하게 된다.

구척(狗脊)이란 한약재가 있다. 개의 척추 즉 개의 등뼈라는 뜻이다. 이름만 보아도 약효가 근육이나 인대 혹은 뼈골로 들어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근육과 뼈는 간장과 신장이 담당한다는 것은 여러 번 얘기를 해서 잘 알 것으로 보인다. 구척은 금모구척(金毛狗脊)의 뿌리모양의 줄기를 약재로 사용하는데 노란 황금색의 털이 표면에 있어 금모(金毛)라고 붙여졌다. 구척은 성질이 따뜻하고 쓰고 달아서 간신(肝腎)으로 들어가서 근육과 관절 및 뼈에 있는 풍습(風濕)을 제거한다. 주된 효능이 허리와 다리를 튼튼하게 하고 관절이 찬바람이 들어 시리거나 습기가 찬 곳에 한사(寒邪)가 덮쳐 여름철 냉장고 물수건이 뻣뻣한 것처럼 한습(寒濕)때문에 뻑뻑한 관절을 부드럽게 해 주는 것이다. 허리나 등 뿐 아니라 무릎이 시큰거리고(酸痛), 다리가 연약해서 힘이 없고, 수시로 잘 뭉쳐지는 곳에도 사용할 수 있다.

신장의 양기를 보해서 따뜻하게 함으로서 소변이나 정액을 흘리고 다니는 것을 막고 자주 화장실에 가는 것을 예방한다. 대체적으로 두충과 파극천의 효능과 비슷하다. 간신이 부족한 것은 모두 동일하나 구척(狗脊)은 거풍습작용이 있어 관절에 주로 가고, 두충은 간신을 보하는 작용이 강하고 아울러 안태하는 작용이 있고, 파극천은 건조하지 않고 진득하면서 보신(補腎)을 할 수 있어 신장의 양기를 크게 보해서 성기능쪽으로 주로 사용할 수 있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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