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商)나라로 불리는 은(殷)나라는 신이 지배하는 나라여서 나라의 큰일을 시작하거나 전쟁을 준비할 때 반드시 점을 봐서 신의 뜻에 따랐다. 그 과정에서 나온 것이 갑골문이라 봐도 무방하다. 은나라의 마지막 왕인 주왕(紂王)이 천하의 미인인 달기를 얻으면서부터 주지육림에 빠져서 정사에 소홀하자 비간(比干)이 왕에게 정치를 바로 할 것을 주장하다가 죽임을 당한다. 일설에는 주왕(紂王)이 화를 내며 “성인(聖人)의 심장에는 구멍이 일곱 개나 있다고 들었다”라며 진짜 그런지 확인하겠다며 자신의 삼촌인 비간(比干)의 심장을 꺼내서 죽였다고 한다.

결국 주왕의 그런 폭정 때문에 백성들이 곤궁해 지는 것을 견디다 못해 분기탱천해서 일어난 주(周)나라 무왕(武王)에게 주왕(紂王)은 죽임을 당한다. 그 과정에서 고죽국의 왕자였던 백이와 숙제는 무왕이 전쟁을 하기위해 출정하는 길을 가로막고 죽음을 무릎 쓰고 무왕에게 출정을 멈춰줄 것을 간언했어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그 길로 수양산에 가서 고사리를 뜯어먹고 살다가 죽게 된다. 이런 백이와 숙제는 충절의 표상이다.

고려 말에 정몽주는 썩어빠진 고려를 개혁을 통해서 건강하게 치료하려고 신진사대부와 손을 잡았지만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대부들은 이런 고려를 흔적도 없이 지우고 새로운 왕조를 열었다. 당연히 정몽주는 선죽교에서 목숨을 잃는다. 백이와 숙제, 정몽주는 충신불사이군(忠臣不事二君)즉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다.”는 기치를 내걸고 현재의 왕을 모시면서 개혁이든 부국강병이든 이루자고 했다.

고사리는 다습하기만 하면 잘 자라나는 까닭에 오랜 시간동안 먹을 게 없을 때 우리 민족의 배를 채워준 고마운 나물이다. 센디에이고 팔로마 천문대에 고사리가 지천으로 있는데 한국 사람이 얼마나 많이 그곳을 관광하고 또 고사리를 얼마나 많이 뜯어 갔으면 머나 먼 미국 땅에서 한국어로 된 ‘고사리 채취금지’란 푯말이 있을까? 물론 식성이 우리와 비슷한 또 다른 동양인인 일본인을 위한 일본어 푯말도 아래위로 나란히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사리가 비소를 흡수해서 정력을 떨어뜨리고 몸에 암을 유발시킨다고 해서 저어하는 일이 많아진 것 같다.

골쇄보(骨碎補)란 한약이 있다. 곡궐(槲蕨), 중화곡궐(中華槲蕨) 혹은 넉줄 고사리의 땅속줄기를 한약재로 사용한다. 궐(蕨)은 고사리다. 골쇄보를 수치하는 방법은 동의보감에 잘 나와 있다. 외용에는 생것 그대로 쓴다. 골쇄보(骨碎補)란 뼈가 항아리가 깨지듯 조각난 것을 잘 붙게 한다는 뜻다.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쓰다.(溫故) 간과 신으로 들어가 역시 근골 쪽에 작용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주요 약효는 보신(補腎), 활혈(活血), 지혈(止血), 속절상(續絶傷)이다.

특히 신장의 양기인 따뜻한 기운이 부족해 아랫배가 차서 설사가 오랫동안 끊이지 않는 것을 치료한다. 물론 이 때도 온리약(溫裏藥)이나 지사약(止瀉藥)을 환자에 맞게 가미해서 써야 효과가 난다. 또한 신장의 음기가 왕성해지면 외로운 양기가 신장에 머물지 못하고 위로 솟구쳐서 귀에서 소리가 울리게 하고, 치통을 유발시키게 되는데 골쇄보의 따뜻한 기운이 신장을 데워서 위로 솟구쳤던 따뜻한 기운들이 고향집을 찾듯이 아래로 내려오게 되고, 골쇄보의 쓴 맛 열을 꺼주면서 양기를 아래로 내려줘서 이런 증상을 치료하게 한다.

모든 보양약은 근골로 들어가는 효능이 있으므로 허리, 무릎이 시큰거리고 아픈 요슬산통(腰膝痠痛)을 기본적으로 치료하고, 허리가 삐끗하거나 뼈가 상한 곳에도 쓸 수 있다. 머리 털이 군데군데 뭉텅뭉텅 빠져 탈모가 되는 반독(斑禿)과 멜라닌 색소가 부족해서 발생한 백전풍(白癜風)같은 곳에는 외용약으로 쓸 수 있다. 성질이 따뜻하므로 열이 너무 위로 올라가서 얼굴이 불콰한 환자는 가급적 피하고 꼭 써야 하면 청열약과 함께 쓴다. 뼈가 빨리 접합이 되고 아물게 하고자 할 때는 속단과 자연동을 함께 사용한다. 단지 자연동은 뼈가 붙는 1 개월 이내 정도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자연동 안의 철 성분은 우리 몸 안으로 들어가면 산소를 운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관계로 세균들도 철을 애타게 그리워해서 철을 두고 인체와 세균이 한판 승부를 벌이기 때문이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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