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억 6500만년 전에 살았던 ‘아칸소스테가’는 어류의 지느러미가 양서류의 다리로 진화된 최초의 척추동물이다.

이들이 양서류가 되려고 한 이유는 물속에서 생활하면서 덩치 큰 놈에게 항상 쫓기면서 불안에 떨다가 이들을 피해 새로운 장소로 삶의 터전을 옮기려고 했거나 아니면 호기심이 많아서 물 밖이 궁금해서였거나 일 것이다.

아칸소스테가가 최초로 물 밖을 나와서 걸으려고 했겠지만 아마 많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다리가 완전히 발달되어 있지 않아서 힘이 재대로 가해질 수 없었고, 둘째는 지구가 당기는 중력에 대해서 딛고 일어나야 하는데 그때까지 이 부분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력이란 무섭다. 사람도 건강할 때는 항중력근들이 적절하게 중력에 대항해서 서서 돌아다니거나 뛰어 다닐 수 있지만, 혹 술에 취하거나 아프기라도 하면 땅에 납작 엎드려서 몸을 가눌 수가 없다. 중력에 굴복한 것이고 죽음의 또 다른 모습을 미리 보는 것이다.

중력에 대항하는 방식을 보면 식물이 동물보다도 더 억울한 심정일 것 같다. 식물이 광합성을 보다 많이 하려면 다른 식물보다 햇빛을 많이 받아야 하는 까닭에 하늘로 높이 솟을 수밖에 없다. 세콰이어는 높이가 100m, 지름은 8m 정도 된다. 이렇게 큰 나무들이 중력에 대항해서 지상에서 100m 꼭대기까지 물을 올리고 비바람에 부러지지 않고 굳건하게 서 있으려면 목질화된 물관부라는 조직이 필요하다. 식물세포를 구성하는 세포벽은 섬유질의 셀룰로오즈와 펙틴으로 채우고 그 사이의 성긴 공간을 리그닌이 채워서 질기고 단단한 상태로 유지하면서 100m까지 클 수 있게 한다. 문제는 셀룰로오즈를 광합성 결과로 얻은 피같이 귀중한 포도당으로 만든다는 사실이다. 만약 포도당을 섬유질을 만드는데 쓰지 않고 그냥 당분으로 식물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로만 쓴다면 구태여 햇빛을 많이 받기 위해서 하늘 높이 솟으려고 애쓸 필요 없이 큰 나무 아래에 바짝 엎드려서 햇빛을 이삭줍기하듯이 해서 광합성을 해도 살아가는데 큰 문제가 없을 듯하다.

최근 오랫동안 잘 보존되어왔던 목재로 된 문화재의 보존에 비상이 걸렸다. 흰개미 때문이다. 흰개미의 눈에는 나무로 된 문화재가 맛있는 설탕 각기둥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토끼는 자신의 똥을 먹는다. 토끼가 풀을 먹으면 풀 속의 당분(糖分)은 곧바로 섭취되겠지만 풀 속의 셀룰로오즈는 토끼의 대장에 있는 미생물들이 분해를 해서 당분을 만든다. 문제는 대장에서 어렵게 셀룰로오즈를 분해해서 당분을 만들었지만 흡수하는 기관이 없다는데 있다. 대장 다음은 곧바로 항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똥을 누자마자 곧 바로 그 똥을 먹어 셀룰로오즈를 분해해서 생긴 소중한 당분을 섭취하려는 것이다.

허리가 아픈 토끼가 어떤 풀을 뜯어 먹고 병이 다 나았다는 해서 토사자(菟絲子)라고 이름 붙여진 한약이 있다. 토(菟)는 실새삼이란 뜻이다. 토사자는 실새삼, 갯실새삼, 새삼의 성숙한 종자를 7-9월에 채취해서 한약재로 쓴다. 토사자는 너무 단단해서 그냥 쓰면 약효가 잘 우러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그 딱딱한 것을 빻아서 써야 한다. 이런 이유로 한약을 시키면 미리 빻아 놓은 형태로 들어온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은 토사자를 시켜서 단단한 상태로 들어오면 여름에는 3일, 겨울에는 적어도 7일 동안 술에 푹 담가서 재운 다음 가마솥이나 찜통에 넣어서 약재가 부풀어 오를 정도로 푹 쪄서 그 상태에서 빻아서 쓰면 효과가 극대화된다.

토사자는 간신(肝腎) 뿐 아니라 비장(脾臟)으로도 약효가 유입된다. 다른 보양약이 가지는 약효는 대동소이하게 발휘되며, 추가로 성질이 따뜻하고 촉촉한 윤기가 있어서 위장에 들어가서 위장의 기운을 북돋아 소화가 잘 되도록 돕고, 설사를 멈춘다. 그리고 보양약이면서 동시에 당뇨인 소갈병(消渴病)을 고치는 효과가 있다. 구기자, 복분자, 오미자, 차전자, 토사자는 흔히 오자(五子) 즉 다섯가지 씨앗이라고 부른다. 남자의 씨가 부실해서 불임이 될 때 쓰는 오자연종환(五子衍宗丸)의 주요 구성 약재다. 씨앗은 씨앗으로 가는 동기상구(同氣相求)의 개념이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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