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시리즈 영화(Serials Film)

주인공과 주요 캐스트들은 동일하지만 스토리나 배경은 기본 얼개는 같지만 회차를 거듭할 수록 사건과 상황을 변화 시키고 있는 장편 영화 제작 형식.

펄 화이트(Pearl White)는 15부작 <폴린의 위기 Perils of Pauline>에 출연해 무성 영화 시절 스타급 배우로 일세를 풍미한다.

위기에 빠져 있는 미모의 여성은 시리즈의 장수 인기를 유지 시켜 주는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루스 롤랜드(Ruth Roland), 마틴 사이스(Marin Sais), 앤 리틀(Ann Little), 헬렌 홈즈(Helen Holmes) 등은 이런 역할을 단골로 맡아 ‘1급 시리즈 퀸 leading serial queens’ 명예를 얻는다.

<살인 번호 Dr. No>(1962)로 시작돼 2015년 24번째 <007 스펙터 Spectre>를 공개한 제임스 본드는 20세기 최장수 장편 시리즈 영화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막대한 제작비, 1급 연기진, 기획 단계부터 철저한 흥행을 목적으로 한 스토리 전개 등을 내세우기 때문에 할리우드 메이저들의 제작 시스템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장르로 공인 받고 있다.

‘시리즈’는 할리우드 현지에서는 ‘무비 시리즈 A movie serial’ ‘필름 시리즈 film serial’ ‘챕터 플레이 chapter play’라는 용어를 붙여주고 있다.

통속 소설 잡지 ‘펄프 픽션 pulp magazine’에서 단편적인 스토리가 이어지는 연재물을 게재해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은 형식을 영화계가 차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편이거나 일부 부분을 연속 시켜 나가는 것 때문에 ‘챕터 플레이 chapter plays’라는 칭호도 부여하고 있다.

시리즈 영화의 초창기 상영 형태는 통상적으로 1) 1주일에 한편씩 상영 2) 주인공이 절박한 상황이거나 긴박하게 돌아가는 사건을 만든다 3) 악한이 만들어 놓은 죽음의 함정에 빠진다 4) 연약한 히로인이 악한으로부터 수난을 당해 주인공의 영웅 심리를 자극 시킨다 5) 위기에서 벗어나서 안심하려는 순간 더욱 난감한 굴레가 다가온다 6) 악한에게 쫓겨 절벽까지 내몰린 히어로 7) 불타는 건물에 갇힌 주인공 8) 목숨을 위협하는 시한폭탄.

이같은 상황에서 ‘극은 계속 이어 집니다 to be continued’로 해당 회를 종결 시켜 관람 욕구를 자극 시킨다.

주인공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적 단서와 위기감을 조성했던 사건이 해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이 중요한 흥행 포인트로 지적됐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 카툰 animated cartoons’은 토요일 오전에 매주 상영돼 ‘새터데이 마티니 Saturday Matinees’라는 흥행 패턴을 정착 시킨다.

‘뉴스릴 newsreels’, 2부로 구성돼 토요일에 상영되는 프로그램도 시리즈 영화의 기원이 된다.

영화학자들은 ‘서부극 Westerns’이 장편 영화 시리즈를 주도했는데 이 장르는 ‘범죄 crime fiction’ ‘스파이 espionage’ ‘코믹 북의 주인공 특성 comic book or comic strip characters’ ‘SF science fiction' '정글 모험담 jungle adventures’ 등 훗날 독립적 장르로 발전되는 요소를 모두 포함 시켜 관객들의 폭넓은 호응을 얻어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제작비 절감을 이유로 시리즈가 시작됐지만 ‘플래시 고든 시리즈 The Flash Gordon serial’는 속편이 지속될수록 거액의 제작비를 투입하는 대형화로 발전된다.

미국에서는 에디슨이 제작한 <메리에게 무슨 일이? What Happened to Mary?>(1912), 유럽에서는 5부 에피소드로 공개된 모리스 르블랑(Maurice LeBlanc) 소설을 각색한 5부작 <아르센 루팡과 셜록 홈즈 Arsene Lupin Contra Sherlock Holmes>(1910)이 각각 효시작으로 기록되고 있다.

1950년대 TV 시대가 도래하면서 에피소드극을 안방 극장으로 방송하면서 영화계 시리즈물이 불황의 결정타를 맞게 된다.

1970년대 들어서면서 범죄자를 무자비하게 제압해 더티 해리라는 악명을 듣고 있는 형사 칼라한이 벌이는 정의극 <더티 해리 Dirty Harry>(1971), 다스 베이더의 압제에 시달리는 은하 제국의 레이아 공주 구출 작전으로 시작된 장대한 우주 판타지극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 Star Wars Episode IV : A New Hope>(1977), 고고유물학자의 모험담을 담은 <인디아나 존스(1984, Indiana Jones and the Temple of Doom>(1984), 엄격한 조직 질서에 반기를 들고 독불장군 식의 범죄 퇴치 작전에 나서는 뉴욕 존 맥클레인 형사가 벌이는 범죄와의 전쟁 <다이 하드 Die Hard>(1988) 등.

전작의 히트에 힘입어 속편이 제작되는 와중에 ‘슈퍼맨’ ‘배트맨’ ‘캡틴 아메리카’ ‘론 레인저’ ‘딕 트레이시’ 등 코믹 시대 주인공들, TV에서 각광 받았던 소재인 ‘쾌걸 조로’ ‘뱀파이어’ ‘타잔’ ‘헐크’ 등이 블록버스터 시리즈 물로 각색돼 공개되고 있다.

이들 작품은 ‘관객들이 예상할 수 있는 반복적인 전개 수법 serials' clichéd plot elements’을 등장 시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성공한 시리즈 영화로 장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참고로 시리즈 영화에서는 영웅, 가련한 여성을 괴롭히는 악한 못지 않게 이들을 도와 주는 조력자가 존재하면서 단골 전문 용어를 탄생 시켰다.

* 안장 친구 혹은 협력자(The saddle pal or sidekick): 세르반데스의 <돈 키호테>의 산초 판자처럼 서부극에서 말을 타고 다니는 주인공에게 완력(腕力)을 제공하거나 잡무(雜務)를 지원해 주는 조역자는 감초 역할을 해내고 있다.

* 심복(henchmen): 마피아 등 범죄 세계에서 조직 수뇌자의 심리까지 파악할 정도로 분신 역할을 하고 있다.

부정적 뉘앙스가 풍기고 있지만 정복(正服)을 착용하고 자신이 속한 조직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사법권(私法權)을 행사하고 있으며 저음(低音)의 목소리, 코를 낼름거리고 얼굴을 찡그리는(grimace) 행동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 강력한 행동(The action heavy): 주인공 혹은 조력자(the assistant or second-in-command)는 목숨을 위협 받게 되는 경우 빠른 두뇌 회전을 통해 주먹(fists) 칼(knives), 총(guns), 폭탄(bombs) 이외 손을 사용해서 반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한다.

* 고참(The oldtimer): 영웅 혹은 히로인의 아버지.

광활한 목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보안관 혹은 목장주를 표시하는 배지(a badge of a sheriff, marshall, or ranger)를 착용하고 있다.

* 중년 그리고 선배(The middle-aged and older): 판사( judges), 변호사(lawyers), 가게 운영주(storeowners), 관리인( wardens), 지역 신문 운영자(owners of the local newspaper), 과학자(scientists), 전문직 직원(executives), 교수(professors) 등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 대해 법률, 재정 지원, 정보 제공 등을 해내는 인물이다.

이경기(영화칼럼니스트) www.dailyo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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