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골판 파열 여부 확인이 가장 중요-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걱정거리는 자신이 늙고 아파진다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완전히 떨쳐버린 사람은 드물다. 평균 수명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는 현대에는 이 고민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살아가야 하는 시간은 계속 늘어가는데 여러 질병으로 인해 이 시간이 축복의 시간이 아니라 고통의 시간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형외과 부분에서도 이 문제는 동일하다. 아니 가끔씩은 심장병이나 다른 암보다 훨씬 문제가 더 커보이기도 한다. 생명이 걸린 병의 경우는 주변에서 쉽게 볼만큼 많은 숫자가 아닌 반면에, 무릎이 아프거나 허리가 아파서 원하는 만큼의 활동을 못하고 있는 사람들의 숫자는 너무 많기 때문이다. 또 갈수록 건강하고 즐겁게 살기를 원하는 사람의 마음이 레저 활동이나 운동으로 옮겨가면서 이를 못하게 되는 신체적 상황이 더욱 싫어지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무릎을 전공하는 의사들이 환자를 대할 때도 어떻게 하면 환자분에게 큰 통증을 주지 않을까를 먼저 생각한다.무릎을 통증없이 만들어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이나 운동을 계속 잘할 수 있도록 할까에 첫 번째 초점을 맞추어 치료하는 것이다. 그래서 간단한 주사나 약물 또는 시술이나 수술로 이 목표를 이루려고 애쓴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가 가능한 기간을 놓치고 병을 키워서 오는 경우 큰 수술 없이 목표를 완수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때는 어쩔 수 없이 인공관절 치환술이라는 방법을 통해 어느 정도 단기간 고통을 동반한 치료를 하고 나서야 다시 원하는 활동을 하도록 만들 수 있다.

이 인공관절 치환술은 현대 의학이 만들어낸 가장 성공적인 수술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사용하는 인공관절의 수명이 15년에서 20년 정도로 정해져 있고(물론 기술적인 발전이 계속되어 조금씩 그 수명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수술 초기에 회복을 잘하기 위해서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어 환자분들 입장에서는 피하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럼 이 인공관절 수술을 피하기 위해서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질문은 모든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이고 무릎을 전공하는 의사들의 최종 과제이기도 하다.

먼저 모든 병이 그러하듯 일찍 발견해야 한다. 무릎 속에는 뼈를 덮고 있는 연골과 이 연골을 보호해주고 받쳐주는 연골판이라는 두 종류의 연골이 있다. 이 뼈를 덮는 연골이 닳으면 퇴행성 관절염이라고 말하고, 연골판이 상처가 나면 연골판 파열 즉 연골이 찢어졌다고 듣게 된다. 이 중에 연골판 파열이 대부분 먼저 발생하고 그로 인해 연골이 빨리 닳기 시작하기 때문에 연골판 파열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연골판은 우리가 가진 체중이 걷거나 달릴 때 무릎에 주는 충격을 60% 이상 분산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연골판이 찢어져서 넓이나 두께가 줄어들게 된다면 당연히 이 분산 능력이 줄어들게 되어 무릎에 오는 충격이 연골에 직접적으로 가해지는 경우가 많아지게 된다. 또 일단 찢어진 연골판은 자연적으로 또는 약이나 주사로 다시 붙어주는 경우는 많이 드물고, 오히려 찢어진 경계에서 점차적으로 찢어짐이 진행하기 때문에 적절한 대응없이 지내는 경우 심하게는 형체가 없을 정도까지 찢어져 버린다.

문제는 연골판이 처음에 찢어져도 걸을 수 없을 정도의 심한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불편감이나 통증이 생기더라도 잘 쉬어주거나 약과 주사를 조금 쓰면 그 증상은 쉽게 없어질 수 있기도 하다. 그래서 불편감이 생겨서 정형외과를 방문해서 의심스러우니 MRI 검사를 하자고 들어도 선뜻 응하기 쉽지 않고 그러다 보니 초기에 발견이 쉽지 않다. 아직 연골판의 파열을 진단하는 방법이 MRI가 유일하기 때문에(비용이 조금 더 싼 초음파로 진단하고자 애를 써보기도 하지만 정확도가 아직 떨어지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크게 유용하지는 않다) 비용면에서 접근하기 쉽지 않은 환자들은 초기 발견이 더더욱 늦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연골판 파열은 초기 진단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정형외과 무릎 전문의가 신체 검진을 통해서 파열이 강하게 의심되는 경우 MRI로 진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달려라병원 손보경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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