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장르(Genre)

‘종류 kind/ sort’를 뜻하는 라틴어 ‘제누스 genus’, 불어 ‘장르 genre’에서 유래된 용어.

특정한 스타일 범주(stylistic criteria)를 배경으로 대화, 시각적 구도, 음악 형식이 씌어진 것.

문학(literature), 음악(music), 오락 및 예술의 다양한 형식(other forms of art or entertainment)에서 두루 차용되고 있다.

영화계에서 쓰이고 있는 장르는 ‘연기자, 셋트, 배경 음악, 기법, 스토리 갈등 요소’ 등을 반복 시켜 영화를 제작하는 것을 뜻하고 있다.

서부극(Western), 전쟁 영화(war film), 공포(horror film), 로맨틱 코미디(romantic comedy film), 뮤지컬(musical), 범죄 드라마(crime film) 등은 장르를 번성 시킨 주제가 된다.

제작사는 ‘장르 영화’를 통해 경비 절감과 아울러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 받을 수 있다.

관객들은 자신들이 선호하고 있는 특정 장르 영화에 몰입하면서 열혈 고정 팬의 위치를 고수하게 된다.

유니버셜은 ‘공포’, 워너 브라더스는 ‘갱스터’, MGM은 ‘뮤지컬’ 등을 전문적으로 특화 시켜 안정적인 수익 모델로 정착 시킨다.

감독들 가운데 존 포드는 서부극, 알프레드 히치콕은 심리 스릴러, 더글라스 셔크는 통속 멜로, 빈센트 미넬리는 뮤지컬, 하워드 혹스 사회 풍자 부문에서 독보적인 명작들을 연출해 낸다.

B급, 다큐, 전위, 시리즈, 애니메이션 등은 장르 영화를 주류라고 평가했을 때 세부 개념인 하위 장르(Subgenre)라는 별칭을 듣게 된다.

최근 들어 하위 장르가 스토리 개발로 본류(本流)를 능가하는 인기를 누리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판타지 스토리(fantasy story)에서 음산하고 두려운 요소를 가미 시킨 ‘다크 판타지 dark fantasy’, 마술 검(magic swords)이나 마법사(wizards)를 단순한 검(sword)이나 마법(sorcery)으로 축소 시켜 극을 진행해 관객몰이에 성공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권력이나 재력을 갖고 있는 상류층 남성을 유혹해서 나락으로 파멸 시키는 악녀(Femme fatale), 외계 생명체, 흡혈귀 등은 장르 영화의 흥행성을 보장한 단골 캐릭터가 된다.

수익 극대화를 위해 개발된 ‘장르 영화’는 세계 각국 특성에 맞는 영화가 ?P아지는 창작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이태리에서는 정의 수호를 내세운 미국 정통 서부극을 철저하게 조롱하듯 돈을 위해 혈안이 된 거친 사나이들을 등장 시킨 스파게티 웨스턴(spagetti western)을 비롯해 상류층 멜로극 ‘화이트 텔리폰 white telephone’, 선혈이 낭장한 에로 스릴러 ‘기갈로 gigallo’, 고대 역사극 ‘펠플럼 peplum’ 등을 통해 유럽 영화 강국 위상을 고수해 나간다.

독일은 자립심 강한 게르만 기질을 내세운 ‘산악 영화 bergfilm’, 전원 풍경을 드러낸 ‘향토 영화 heimatfilm’ 등을 특화 장르로 내세운다.

인도는 300여개의 방언, 엄격한 신분 제도 등 정치, 사회적 장애에서 탈피하기 위해 흥겨운 춤과 풍성한 노래를 담은 인도 스타일 뮤지컬 ‘마살라 masala’ 등을 선보이면서 1년 평균 8-900여편을 ?P아내 제작 편수로는 세계 영화 강국임을 입증 받는다.

서부극에서 파렴치한 괴한으로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 멕시코인들.

산초 판자의 나라 멕시코는 성적 행위를 가미 시킨 뮤지컬 코미디 ‘찬차다 chanchada’를 개발해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나간다.

동양권에서 일본은 ‘사무라이’ ‘야쿠자, 일본식 애니메이션 ’아니메 anime’를 통해 유럽 및 미주 시장에서도 관객들을 끌어 모으는 상업성을 발휘한다.

거대 공장을 설립해서 기성복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처럼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을 영화 제작 공장으로 고착화 시킨 ‘장르 제작 시스템’은 미국 영화 산업의 지구촌 위력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각국의 영화 산업을 활성화 시키는 창작 원천(源泉)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이경기(영화칼럼니스트) www.dailyo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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