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를 포함한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는 저기의 의지와 무관하게 탄생하고 죽을까? 그리고 왜 우리 몸은 좌우가 대칭이 아닐까? 신장(腎臟)과 폐(肺)는 양쪽에 2개인데, 간(肝)은 오른쪽에만 있고, 위(胃)는 왼쪽에만 있고, 심장(心臟)도 왼쪽에 살짝 치우쳐서 한 개가 있다. 얼굴도 반쪽만 가지고 데칼코마니로 완전하게 대칭을 시켜 보면 좌우로 만든 얼굴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좌우가 정확하게 대칭이 아니지만 비슷하게 닮아 있다는 뜻이다.

필자는 생명현상을 말하면서 갑자기 왜 대칭을 말하는 것일까? 대칭과 생명현상이 맞닿아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번 칼럼은 누구나 궁금하게 여기지만 누구나 다 알 수 없는 다소 이상한 의문에서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밤하늘에 쏟아지는 무수한 별을 보거나 본인이 감내할 수 없는 정도의 엄청난 사건에 접하고 신(神)을 찾아 헤맬 때 우리는 대자연이나 우주의 위대성에 접하게 되고 숙연하게 된다.

그러면 누구나 진부하지만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숙제 ‘나는 누구이고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반문하게 된다. 아니면 좀 더 근원적으로 “우주와 지구는 언제 생겨났고 생명은 대체 언제부터 발생된 것일까?”에 대한 해답을 구하고자 책을 뒤지게 된다. 현대 물리학과 생명과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위의 사실에 대한 많은 것들이 밝혀져 이제는 고등학교 과학책에도 이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나올 정도로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지식이 되었다. 지금 필자가 주장하려고 하는 생명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는 증명할 수 없는 명제이고 약간의 억지스러운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주 안의 생명이 모두 우주와 닮은지라 우주의 탄생과 생명의 출현은 일정부분 연관성이 있고 비슷한 이론에 맞닿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모두를 관통하고 지나가는 것이 ‘자발적 대칭성 붕괴’라는 개념이다. 현대 물리학에서는 초기의 우주를 완전히 대칭을 이룬 구조로 보고 있다. 초기 우주에는 우리의 존재 근거가 되는 물질 외에 반물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디락(Dirac)'이 밝힌 이후에 초기 우주의 물질과 반물질이 어떤 비율로 존재했는지에 대해서 이론물리학자들이 가설을 세우고 실험적으로 추적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물질이 반물질보다 정확하게 10억분의 1만큼 더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물질은 우리가 살아가는 보이는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지만 반물질은 무엇일까? 앞선 칼럼에서도 ’반물질‘에 대해 조금 언급한 적이 있지만 좀 더 자세하게 반물질에 대해 알아야겠다. 하지만 반물질은 의외로 간단하다. 물질과 정반대로 되어 있는 것이 반물질이다. 어린 아이들이 말을 완전히 배우기 전에는 상대방의 의견에 반대하고자 할 때는 무조건 앞에 ’안‘을 붙여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경향이 있다. 빠르다고 하면 ’안‘빠르다고 하고, 가끔 걸상에 대해 ’안‘걸상이라고 해서 그 신선함에 어른들이 웃음을 짓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물으면 반물질을 ’안‘물질이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우리가 알고 있는 원자의 핵에는 양성자와 중성자가 있고 이 중 양성자는 (+)전기를 띤다. 그런데 반물질에는 반양성자라고 해서 (-)전기를 띠는 물질이 핵에 존재한다.

핵 밖에서 거의 빛에 가까운 속도로 돌아가는 전자는 (-)전기를 띠지만 반물질에는 그와 똑같이 돌아가는 (+)전자가 있다. 그런데 이 둘은 심지어 질량이 같고 전하량도 부호만 서로 반대일 뿐 모든 것이 같다. 이 둘이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둘이 만나면 물질도 반물질도 아닌 제3의 물질이 만들어진다. 바로 ’빛 입자‘ 즉 광자(光子)다. 물질이 10억 1개, 반물질이 10억 개가 서로 만나면 각각 10억 개의 물질과 반물질은 빛이 되어 온 우주를 헤집고 다니고 나머지 물질 1개에 해당되는 것이 살아남아서 밤하늘에 아름답게 꽃피어 있는 은하수와, 서쪽하늘로 떨어지는 태양, 가까이 있는 모든 동식물들, 심지어 오늘날 잘난 체 하면서 먹이 사슬의 최고 꼭대기에 포진해 있는 영장류인 사람을 만든 것이다. 우주의 스케일이 어떤지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필자가 느닷없이 왜 이런 말들을 쏟아놓을까? 다음 편에서 자세히 알게 될 것이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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