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유현 씨 "금연정책은 국민 사기극" 주장

[도전받는 '담배의 제국'] "대마에서 마약의 덫을 벗겨라"
<대마를 위한 변명> 저자 유현 씨
"금연정책은 국민 사기극" 주장


“검찰, 경찰이 저 잡아갈 준비를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대마가 마약으로 분류된 나라이니, 의당 그럴 법 하다.

‘대마초 연예인’의 구속이 사회면의 큰 기사로 여겨지는 마당에 감히 대마초의 ‘복권’을 외치다니. 대마를 허(許)하라는 요지의 책 ‘대마를 위한 변명(실천문학사 刊)’을 낸 유현(43)씨의 첫 말 한 마디는 대마에 쏠린 세상의 시선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었다. “그래도 할 소리는 해야 하지 않겠어요?” 출간을 기다렸다는 듯, 담배의 유해성 논란이 법정에 오르면서 세간의 화제를 모으고 있는 책이다.

말대로라면, 천하에 대마보다 덜 해롭고 담배보다 더 해로운 기호 작물이 없다. 5천년을 인류와 함께한 대마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의 ‘마녀 사냥’에 의해 ‘마약’이라는 주홍 글자를 단 희생양이다. 불과 70여년 전, 대마 박피기와 추수의 자동화로 대마 산업이 급성장했고, 이에 위협을 느낀 섬유업계와 제지업계가 결탁해 로비 공세로 불법화됐다는 것이다. “대마초 자체가 위험하지 않아도 헤로인으로 이르는 길이라는 논리로 대마초를 금지시킨 겁니다. 그런데 거기엔 아무런 근거가 없어요.”

2년 전 IT회사를 박차고 나와 ‘유재현’이라는 필명으로 ‘시하눅스 스토리’, ‘달콤한 열대’등의 소설을 쓰던 그는 이 일을 위해 꽤 준비를 한 모양. 거기다 이번엔 본명까지 내건 걸 보면 자신만만이다.


- "담배 합법화는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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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에서 마약의 덫을 벗겨라"

그의 대마를 위한 ‘변명’은 어느새 ‘항변’으로 변해 갔다. “나라의 금연 정책은 ‘국민사기극’입니다. 시커멓게 그을린 폐를 보여준다든가 하는 식의 공포 금연캠페인을 벌이는데, 담배는 중독성이 워낙 강해 실제 금연율은 1/300도 안됩니다. 이 사실을 알면서도 담배를 국가사업으로 관리하면서 합법화 해놓고 대마초는 금지하고 있습니다. 또 금연 정책의 하나가 담뱃값 인상인데, 값 오른다고 끊을 것 같습니까? 그러면 그럴수록 사람들은 값싼, 질 낮은 담배를 찾게 됩니다. 저급한 담배의 해로움이야 두말할 필요가 없죠.” 나라의 금연 정책 이면에 꼼수가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는 것.

한편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윤현준 실장은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유씨의 주장은 책 제목처럼 변명일 뿐”이라며 “대마가 담배보다 THC(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ㆍtetrahydrocannabinol:강한 환각상태를 일으키는 물질)가 20배나 높은데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못 박는다. 그는 또 “이 책은 결국 담배의 유해성을 더욱 더 강조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유씨는 “12월이면 해마다 대마초 축제를 여는 네덜란드에서는 환경, 의학적 관점에서 대마초를 합법화 해놓고 있다”며 대마 옹호론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 유현씨가 주장하는 ‘대마가 담배보다 좋은 7가지 이유’

1. 담배보다 암 유발 가능성이 적다. 오히려 폐암 환자 치료에 이용된다.
2. 담배보다 훨씬 적은 양의 흡연으로 효과(?)를 볼 수 있어, 연기에 포함된 각종 유해 물질의 체내 유입을 줄일 수 있다.
3. 대마는 친환경 작물. 1에이커의 대마에서 생산된 종이는 4에이커의 나무가 생산하는 종이의 양과 같다. 숲의 파괴 예방은 물론, 나일론과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 작물이다.
4. 담배는 각종 질병을 유발해 흡연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지만, 대마를 피워 죽었다는 기록은 5천년 동안 1건 뿐이다.
5.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과 반대로 대마는 담배가 가진 중독성 및 금단 증상이 없다.
6. 대마가 합법화되면 담배보다 더욱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7. 현실적으로 대마초는 보다 강력한 마약에 대한 장벽 역할을 해 낼 것이므로, 마약의 폐해를 줄이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정민승 인턴기자


입력시간 : 2004-08-25 20:59


정민승 인턴기자 prufrock@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