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입맛에 대한 배려와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전문지식과 세심한 감각 지는 교양인

[미래 유망직업 10] 바리스타 - 커피를 만드는 예술가
고객 입맛에 대한 배려와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
전문지식과 세심한 감각 지는 교양인


전용씨는 바리스타 입문 5년째인 커피전문가다.

원두 커피에 대한 수요 증가와 함께 커피 전문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커피 전문가인 ‘바리스타’(barista)가 유망한 새 직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바리스타는 좋은 원두를 선택하는 안목과 고객의 입맛에 꼭 맞는 커피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함께 갖춘 사람을 일컫는다.

그러나 기술이 전부는 아니다. 진정한 바리스타는 고객에 대한 배려와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한 ‘교양인’이다. 고객이 업소에 머무는 동안 커피 한 잔의 여유와 낭만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분위기를 세심하게 연출하는 것도 바리스타의 몫이다. 일견 단순한 듯하지만 그 깊이는 결코 만만치 않은 직업인 것이다.

"커피에는 문화로서의 깊이가 있습니다"
바리스타 입문 5년째를 맞는 전용씨(30). 그는 지난 11월 개최된 한국 바리스타 챔피언십 대회에서 입상했을 정도로 커피 업계에서는 실력파로 통한다. 20대 중반까지 연극인, 개그맨 등으로 활동했던 전씨는 우연한 계기로 바리스타의 세계에 빠져든 경우다.

“몇 년 전 하던 일이 잘 안 풀려 곤궁한 입장에 처했을 때였어요. 어느날 바리스타로 활동 중인 친구를 찾아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의 일이 꽤 재미있고 신기하게 보이더군요. 그게 입문 동기였죠.”

바리스타는 시간이 갈수록 전씨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커피는 오랜 역사에 걸맞게 문화로서의 깊이가 있습니다. 일을 하면 할수록 배울 게 점점 더 많아지더군요. 언뜻 쉬워 보이는 일 같지만 상당한 전문성을 요한다는 점이 성취욕을 자극했죠. 무엇보다 고객과 나누는 끈끈한 유대감은 일을 하는 보람의 원천입니다. 단골 중 한 분은 제가 만들어 드린 커피 맛에 반해 1시간 거리를 운전해 찾아 오시기도 합니다. 그럴 때 느끼는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현재 국내에 ‘커피를 만드는 사람’은 6만 명대로 추산되지만 ‘진짜 바리스타’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많이 잡아도 2,500명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커피 시장이 날로 커져 가는 현실을 감안하면 진출의 여지가 상당히 넓은 셈이다.

이 때문인지 BTS코리아(www.btskorea.co.kr)와 같은 민간 교육기관뿐 아니라 관련 학과를 신설한 대학교들에도 예비 바리스타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바리스타들에게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바리스타의 가치와 효용에 대한 업주들의 인식이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질 좋은 커피와 그렇지 못한 커피의 차이를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것도 섭섭한 점이다.

하지만 전용씨는 실력으로 이런 한계를 정면 돌파하고자 한다. 얼마 전부터 경기 광명시 철산동에 있는 ‘팔라조’라는 업소의 운영을 맡아 불과 3주 만에 매출을 6배로 올린 것도 그의 다짐을 증명한다.

“바리스타 한 사람이 커피숍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직접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전씨의 옹골찬 새해 도전장이다.

김윤현 기자


입력시간 : 2004-12-30 10:59


김윤현 기자 uny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