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보다 더 진짜같이, 아름다운 현혹자컴퓨터 그래픽 이용한 '포스트 프로그램' 작업

[미래 유망직업 10] 특수효과기술자
현실에서 구현하기 힘든 장면 재현

진짜보다 더 진짜같이, 아름다운 현혹자
컴퓨터 그래픽 이용한 '포스트 프로그램' 작업


Mofac스튜디오 장성호 대표. / 홍기복 인턴기자

2004년 국내서도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까지 제작되는 등 국내 영화가 질적 양적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특수 효과 기술자’는 명실상부한 유망 직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수 효과를 동원한다면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힘들거나 아예 불가능한 장면도 “실제보다 더 사실적”으로 재현할 수 있는 까닭이다.

“거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이죠.” 최근 개봉한 영화 ‘역도산’ 등 60편이 넘은 영화의 특수 효과를 도맡아 처리한 Mofac 스튜디오 대표 장성호(34)씨의 자부심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영화 장르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할리우드 영화의 경우 통상 영화 제작비의 30~40%가, 많은 경우 50%이상이 특수 효과 비용으로 들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할리우드 영화보다 한국 영화가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지금이지만, 장차 할리우드의 대작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특수 효과가 보다 적극적으로 구사돼야 한다는 얘기였다.

영화 촬영이 끝나면 모든 필름을 받아서 장면 하나 하나를 넘기며 가공할 부분을 찾아 작업을 가하는 까닭에 이 특수 효과는 ‘포스트 프로덕션(post production)’으로도 불리는 작업이다. 구체적으로 매트 페인팅(matte painting)이 대표적. 한정된 공간(세트장)에서 촬영을 마쳤지만, 실제 영화에서는 보다 광활한 공간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게 하는 작업을 일컫는 말이다. 이를 통해 실제로는 촬영이 아예 불가능하거나, 가능하더라도 막대한 시간과 비용 때문에 촬영하기 곤란한 부분들을 커버한다.(사진 참조)

영화 <역도산>에서 일본군의 시가행진 모습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한 장면

영상언어 이해할 수 있는 미적 감각 필요
컴퓨터 특수 효과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이 분야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각 대학서도 ‘컴퓨터그래픽 학과’ 등의 관련 학과가 개설돼 오고 있다. 그러나 시각 디자인학과 출신답게 장 씨는 컴퓨터 기술을 뛰어 넘을 수 있는 무언가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영상 언어를 이해 할 수 있는 감각, 바로 미적 감각이 필요합니다.” 관련학과를 전공한다면 관련 작업에 보다 깊은 이해를 가지고 접근할 법도 하지만, 꼭 그렇지 만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예전에는 미대 출신자들이 특수 효과 분야로 진출하는 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탁월한 미적 감각을 지니고 있더라도, 난해한 관련 프로그램을 다루는 데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요즘 나오는 특수 효과 관련 프로그램들은 사용법은 훨씬 쉬워지면서도 성능은 월등히 좋아진 덕분에 CG(computer graphic) 프로그램과 관련한 기본적인 교육만 받는다면 누구라도 특수 효과 기술자의 명함을 가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무슨 일이든 그 일에 미칠 때에만 성공할 수 있듯, 이 일도 예외는 아니다. 틈만 나면 VDV며 만화책을 쌓아 놓고 만화를 탐하는 장씨의 일상은 바로 그 예. “영화 제작의 후반부 작업이기 때문에 개봉 두어달 전부터는 밤샘을 밥 먹듯 합니다. 그리고 거의 컴퓨터로 이루어지는 작업이기 때문에 몇 시간이고 곰처럼 앉아 있을 수 있는 무거운 엉덩이가 필수입니다.”

정민승 인턴 기자


입력시간 : 2004-12-30 11:33


정민승 인턴 기자 prufrock@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