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가족, 그 영원한 행복의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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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 했고,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濟家治國平千下)라 했다. 사회의 기본 구성체로서의 가족에 대해, 또 사회 작동 원리로서의 가정에 대해 그만큼 견실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래서 그것은 이데올로기였다.

그러나 21세기 초입의 한국을 둘러 보자. 어느 누가 그 같은 말을 꺼낼 수 있겠는가. 반인륜 아니면 인면수심의 소식으로 하루가 뜨고 진다.사설 거액의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사설 경호업체를 시켜 8순의 아버지를 납치하려 하는가 하면, 7순의 어느 노인은 손녀뻘의 재중 동포를 입양해 2년 동안 줄곧 성폭행해 왔다. 같은 날짜의 신문에서 이 같은 기사가 동시 상영되는 나라가 한국이다. 줄기찬 이혼 행렬은 또 어떤가.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우리 눈과 귀는 엽기, 엽기만을 찾더니 아예 엽기 그 자체가 돼 가고 있는 건 아닐까. 뭣 눈에는 뭣만 보인다더니…. 얼음짱 밑으로 시냇물은 끊일 듯 말 듯 흘러 마침내 봄을 부르듯, 우리는 왜 봄을 부르는 고요한 행진은 모른 체 하는 것일까.

하루가 다르게 봄으로 다가서는 2월의 초입, ‘주간한국’은 목청을 가다듬고 진짜 봄 이야기를 하려 한다. 완강한 가족이기주의를 엿 먹이는 입양 가정,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라는 통념의 허구를 뒤집은 장기 기증자, 사선을 넘어 온 곳이 또 다른 동토는 아니라는 믿음으로 우리의 새 이웃이 되려 애쓰는 탈북자, 아껴 모은 돈으로 마음 크게 먹고 가장 노릇 한 번 하려다 대자연의 앙심으로 애궂은 가족을 보내야 했던 사람….

모두가 어렵사리 만나 지면으로 초대된 사람들이다. 카메라 앞에 서기까지 어느 정도는 내부의 길항을 극복하는 관문이 필요했다고 취재 기자들은 입 모은다. 예외가 있었다면 3대가 화목하게 사는 가족. 그들 역시 이 시대에 할 말이 참 많은 듯 했다.

1인 1호적 제도가 마침내 시행된다. 호주제가 없어진 것이다. 가족 해체의 길을 자꾸만 재촉하는 듯한 시대의 흐름에 위기 의식을 느끼는 게 성균관 할아버지들만의 몫일까.

입력시간 : 2005-02-02 10:51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