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정 한아름 받아가세요"도심서 즐기는 한가위 잔치마당

[추석 특집] 민속놀이
"고향의 정 한아름 받아가세요"
도심서 즐기는 한가위 잔치마당


여느 해에 비해 짧은 연휴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곳곳에서 가족들끼리 즐길 수 있는 놀이들이 많다.

우선 문화재청에서 주관하는 ‘남산골 한옥마을 한가위 대축제’가 눈에 띈다. 고향을 찾지 못하거나, 역귀성으로 서울에서 명절을 나는 사람들에게 고향의 정을 느끼게 해줄 이 행사는 연휴기간 동안 공연마당 전시마당 체험마당 등 크게 3 마당으로 나뉘어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남산골 한옥마을 일대에서 열린다.

가족과 함께 우리문화 속으로

연휴 첫날인 17일(토)에는 전통곡마단의 동춘서커스(오후 1시~2시), 서울무형문화재 21호로 등록된 휘몰이잡가보존회의 휘몰이잡가(오후 3시~4시), 전통타악연구소의 전통타악공연(오후 5시~6시) 등이 선 보인다.

이튿날에는 비트퍼포먼스 퓨전 타악인 두드락 공연(오후 5시~6시) 등이 준비돼 있고, 마지막 날에는 전통악기를 이용한 퓨전 공연 ‘크레용’(오후 1~2시), 황해도 강령지방에서 전해오는 가면극 강령탈춤(오후 3~4시), 농악과 타악이 앙상블을 이룬 풍장21예술단의 공연이 민속마을 천우각 광장에서 펼쳐진다.

전시마당의 행사도 풍성하기 이를 데 없다. 전시마당이긴 하지만 단순한 전시를 넘어 관련 강좌를 들을 수 있고, 전시물을 구입할 수도 있다.

전시마당은 한옥 마을 내 공동마당에서 연휴기간 내내 열린다.

윤택영 가옥에서는 고려닥종이협회가 전통 풍습 및 민속놀이 모습들을 표현한 닥종이 공예품이 전시되고, 박영효 가옥에서는 추석 차례상 전시 및 진설법, 예절법 강좌가 열린다.

특히 이승관 성균관 전례위원장이 강의를 맡아, 전통 차례상 차리는 법과 절하는 법 등의 예절을 확실하게 배울 수 있다.

또 전통주 시음은 물론, 직접 빚을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팔도의 유명 민속주 전시를 통해 전통 술의 다양성을 확인하고 저렴한 가격에 구입도 할 수 있다.

이전의 두 마당에서 좀처럼 흥겨움을 느끼기 힘들었다면 체험마당에서 그 흥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연휴 기간동안 굴렁쇠 굴리기, 널뛰기, 윷놀이, 투호 등의 민속놀이들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제기차기에서는 대회가 따로 열린다. 현장 접수를 통해 개인별 및 3인 이상 가족대항으로 열리는데, 우승(가족)자에게는 문화 상품권 등의 푸짐한 상품이 지급된다.

이 외에도 사흘 동안의 연휴 기간에는 앞서 언급한 닥종이 공예품 전시와 병행해 닥종이 공예 체험도 할 수 있다.

박영효 가옥의 사랑채에서는 관람객들이 전통 양반복식 차림으로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행사도 마련돼 있다.

남산골을 여기저기 휘젓고 다니느라 시장기가 돈다면 송편빚기 체험도 눈여겨볼 행사다.

모두 1,500인분의 찐쌀이 제공되는 송편 만들기 체험장에서는 찐 쌀로 직접 송편을 만드는 것은 물론, 가마솥을 이용해 직접 쪄서 시식할 수도 있다.

전통민속놀이에 색다른 재미

국립민속박물관이 준비한 한가위 행사도 여기에 뒤지지 않는다. 우리 문화에 대한 관람객들의 욕구와 취향이 다양해지고, 가족단위 관람객 중 10대 후반과 20대의 젊은 층 관람객이 늘어나는 추세에 발맞춰 흥겨운 우리 전통 문화공연과 퓨전 스타일의 프로그램들을 추가했다.

17일에는 민족 고유의 얼을 느낄 수 있는 ‘추석맞이 천신굿’이 펼쳐진다. 천신굿은 가을 햇곡식으로 빚은 술과 떡으로 굿상을 차리기 때문에 햇곡맞이굿이라고도 불린다.

신나는 굿거리를 통해 소원성취와 명복을 기원하는 자리로 부족함이 없다. 이튿날에는 정조 때 완성된 18가지 병장무술인 ‘한국전통무예18기’와 관람객들도 참여해 이뤄지는 ‘풍물마당’이 이어서 펼쳐진다.

민속박물관에서 준비한 한가위 행사인 만큼, 민속놀이에 관한 한 여느 곳보다 다양한 놀이들이 박물관 앞마당에서 펼쳐진다.

굴렁쇠, 장기, 제기, 투호, 팽이, 줄넘기 등과 함께 행해지는 ‘승경도’와 ‘쌍륙’은 컴퓨터 게임에 익숙한 요즘의 아이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줄 것이다.

승경도놀이는 조선시대 서당에 다니던 아이들의 놀이로, 최하 관등인 참봉서부터 최고 관등인 영의정까지의 벼슬 이름이 적힌 종이를 밟으면서 관직을 오르는 게임으로 재미는 물론, 옛 관직의 체계까지 공부할 수 있다.

민속박물관은 명절에 상대적인 소외감을 느끼게 되는 외국인 근로자,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민속교실도 마련해 놓고 있다.

외국인들이 추석음식을 먹고, 전통민요를 배우고, 전통공예품을 만들면서 한국의 정과 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정민승기자


입력시간 : 2005-09-14 18:25


정민승기자 msj@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