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맑은쌀, 파종에서 유통까지 철저한 관리로 '최고 쌀' 명성

전국 2,000여 종의 브랜드쌀 가운데 가장 맛좋은 쌀은 무엇일까. 바로 아산만 간척지 일대의 비옥한 갯벌에서 재배되고 있는 ‘아산맑은쌀’이라는 평가다.

아산맑은쌀은 전국전업농중앙연합회(생산자단체연합회)가 주관하는 품평회에서 2002년과 2003년 금상을, 2004년에는 대상을 수상했다.

또한 한국소비자단체연합회 선정 ‘2005년 12대 우수 브랜드쌀’ 평가에서 최우수쌀로 뽑혔다. 국내 쌀평가 단체 중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생산자단체와 소비자단체 평가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전업농연합회는 지난해 11월 품평회에서 아산맑은쌀이 완전미 비율 등 외형분석과 단백질을 평가하는 품위 평가(1차 심사)와 밥맛을 평가하는 식미 평가ㆍ향기를 평가하는 관능 평가(2차 심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대상을 수상한 전업농 오영성(44ㆍ아산시 영인면 구성리)씨는 “고품질 쌀 생산 기준에 의거해 질소비료를 덜 사용하는 등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한 게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전국에 유통되는 쌀 브랜드 중 각 시ㆍ도와 농협, 곡물협회 등으로부터 71개 브랜드쌀을 추천받아 품위평가, 전문패널의 식미평가, 품종분석 등을 거친 뒤 마지막으로 일반 소비자 패널에 의한 만족도 조사를 통해 아산맑은쌀을 최고쌀로 평가했다. 지난해 우수 브랜드쌀로 선정된 지 한 해 만에 최고 브랜드쌀로 우뚝 선 것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아산맑은쌀을 최우수쌀로 선정한 근거에 대해 △재배조건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끊임없이 농민교육을 실시해 고품질 쌀 생산을 제고시킨 점 △품질관리를 위해 16개 등급으로 세분화해 고품질 벼 수매를 유도하고 첨단시설로 관리 한 점 △소비자 신뢰확보를 위해 생산현장 및 가공공장에 CC-TV를 설치해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한 점 등을 높게 평가했기 ??문이라고 밝혔다.

'증산'에서 '고품질'로 생산정책 전환

아산맑은쌀은 민선3기 강희복 아산시장 취임 이후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고품질 쌀 생산전략에 의해 지난 2003년 탄생했다.

쌀 재협상에 따라 외국 쌀과의 품질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종래 증산위주의 쌀 생산에서 고품질 쌀 생산 위주로 정책을 전환한데 따른 것이다.

이후 아산맑은쌀은 재배지역과 파종단계, 생산과정, 품질관리, 유통 등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관리가 뒤따랐다.

재배지역은 충분한 일조량과 높은 일교차로 벼 농사에 이상적인 아산만 간척지 가운데 농업용수가 오염되지 않은 지역으로 제한됐다.

품종은 새추청에 모내기 시기, 질소비료 적량시용, 적기 수확 등을 엄격히 지키도록 했다. 또 지력증진을 위해 볏짚을 다시 논으로 환원하고 4년 주기로 토지개량제를 살포하도록 했다.

오영성씨는 “종래 농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까다로와 일부에선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며 반발한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산맑은쌀이 각종 품평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매출이 늘면서 일반쌀을 재배하던 농가들까지 자세가 바뀌었다고 한다.

그런 때문인지 아산맑은쌀에 대한 지역민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부부가 농사를 짓는 김필희(55ㆍ아산시 영인면 상성리)씨는 “혼자 짓는 농사면 잘못 돼도 나 혼자 감당하면 되지만 아산쌀의 품질을 대표한다고 하니 한 시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며 “자식을 대하듯이 살핀다”고 말했다.

아산맑은쌀을 취급하는 영인농협의 이필제 조합장은 “처음에 브랜드쌀을 하자고 했을 때 생산량이 줄어들고 고생만 한다며 반대하던 농민들이 쌀 시장이 개방되고 쌀 재고가 남아돌아 값이 떨어지면서 아산맑은쌀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재는 아산시는 물론, 충청도를 대표하는 쌀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영농에 적극적이라고 이 조합장은 설명했다.

이 조합장은 “농민 가운데 일반쌀과 아산맑은쌀을 생산하는 비율이 6 대 4 정도인데 내년이면 비율이 바뀔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조합장에 따르면 아산맑은쌀은 일반미의 81% 수준으로 생산되지만 가격은 일반미보다 7,000~9,000원 가량 비싸 수익성이 높다고 한다.

아산맑은쌀의 주생산지역인 영인면 성내리 지역은 지난 3월 농촌진흥청의 청와대 업무보고와 관련, 수입쌀에 대비해 우리 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개발한 최고급 쌀인 ‘탑라이스(Top Rice)’ 생산단지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아산맑은쌀이 전국 최고의 브랜드쌀로 평가받고 지역민들이 자부심을 갖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인터뷰]이필제 영인농협 조합장

'2005 우수 브랜드 쌀' 평가에서 최고상을 받은 이필제 영인농협 조합장 (오른쪽)과 박홍수 농림부 장관

"기능성쌀 생산으로 브랜드가치 더 높일 것"

겨울철 농한기임에도 이필제(47) 영인농협 조합장은 개인 하우스농사에다 지역 작목반 순회교육으로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아산맑은쌀’이 시(市)를 넘어 전국 대표 브랜드쌀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이씨는 70년대 중반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해 얼마전까지 축산업을 해오다 3년 전 조합장을 맡으면서 농업에 전력하고 있다.

현재 아산만 일대 8,000여평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이씨는 내년부터 시작되는 수입쌀 시판에 대해 “아산맑은쌀 등 국내 고급쌀은 별 영향이 없겠지만 일반쌀은 중국의 저가미로 인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우리쌀에 대한 이해와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를 주문했다.

아산맑은쌀을 생산하게 된 계기는.

▲쌀 시장이 개방되고 쌀이 남아도는 상황에서 일반미로는 장래가 없다고 보고 고급 브랜드쌀을 생산하게 됐다.

아산맑은쌀이 나오기까지 가장 어려웠던 점은.

▲1,800여 조합원들의 영농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었다. 브랜드쌀을 생산할 경우 까다로운 조건들로 수확량이 줄어드는데다 생산해도 판로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에 반대가 심했다. 요즘은 조합원들이 브랜드쌀에 자부심을 갖고 더 좋은 쌀을 생산하기 위해 정성을 다하고 있다.

올해 아산맑은쌀이 전국 최고의 브랜드쌀로 선정됐는데 이유를 든다면.

▲우선 아산맑은쌀은 아산만 간척지라는 이상적인 지역에서 재배하고 생산과정, 품질관리, 유통단계에 이르기까지 여러 엄격한 조건을 거친 뒤에 출하되기 때문에 일반쌀이나 다른 브랜드쌀과 품질에서 차이가 있다. 예컨대 파종 시기와 장소, 질소비료 절감, 적기수확 및 품질관리 등을 철저히 해 최고품을 만들고 리콜제를 시행해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본다.

앞으로 중점을 둘 부분과 계획이 있다면.

▲공동 영농에 힘을 쏟고 RPC(미곡종합처리장)를 개선해 더 좋은 쌀을 생산해 더 많은 소득을 농민에 돌려줄 생각이다. 기존 브랜드쌀에 기능성을 강화한 고급쌀 생산도 계획하고 있다. 수입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농민도 노력해야 하지만 국민도 우리쌀을 애용하고 정부나 언론에서도 우리쌀 홍보를 자주해주었으면 한다.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