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전통음식 분야 외식업 등 서비스 분야 유망 아이템 많아

2005년 창업 시장은 경기침체와 소비위축으로 고단한 한 해를 보냈다. 명예퇴직자나 실직자의 꾸준한 증가로 예비 창업자들은 많이 생겨났으나 이들도 선뜻 창업에 나서지는 못했다.

창업을 해도 장사가 안 되는 사례를 너무 많이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창업 비용과 리스크가 비교적 적은 무점포 사업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고, 창업자들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면서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살린 ‘커리어 창업’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큰 특징이었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경우는 경쟁력이 검증된 아이템이나 장수 브랜드가 선호 대상이었다.

또 홀로 서기의 불안함을 줄이려고 공동 창업을 하거나 투잡스를 선택하는 창업자들이 늘어난 것도 지난해의 특징적 경향이었다.

그렇다면 병술년 한 해의 창업 기상도는 어떨까. 창업ㆍ경영컨설팅 전문업체 창업e닷컴의 이인호 소장은 “올해도 4~5%대의 저성장이 지속되겠지만 소비침체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여 창업 시장 역시 지난해보다는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특히 아주 소형 창업을 하거나 아니면 대자본으로 창업하는 식의 두 갈래 양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창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창업 비용의 부담이 점점 커지는 게 요즘 추세다. 입지 조건과 점포 규모, 시설 편의성 등을 고객 눈높이에 맞추려면 많은 비용을 투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자본 창업자들은 공동 창업 등으로 대형화를 꾀하거나 1억원 미만의 비용으로도 성공할 수 있는 틈새 시장을 노려야 한다.

현재 장사가 잘 안 되는 사업자의 경우는 기존 아이템을 접고 새로운 아이템으로 다시 문을 여는 리모델링 창업을 고려하는 것도 괜찮다는 지적이다.

업종 별로는 올해 어떤 사업들이 유망할까. 이인호 소장의 전망과 추천 종목에서 힌트를 얻어보자.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라

먼저 외식업 분야에서는 패스트푸드점의 하락세가 이어지는 반면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전통음식ㆍ웰빙식단은 지속적 성장이 예상된다.

기존의 전통적 아이템에 아이디어 상품이나 서비스를 추가한 ‘하이브리드’ 사업도 사람들의 시선을 끌 만하다. 3,000원대 삼겹살이나 1,000원짜리 김밥 등 가격파괴 사업은 수익성 문제가 심각하게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화로구이, 건강보쌈, 기능성삼겹살, 유황오리, 황토바비큐, 퓨전칼국수, 보리밥전문점, 순두부전문점, 샌드위치카페, 베트남ㆍ태국음식점 등이 외식업 분야의 유망 아이템들이다.

유통업은 온라인 유통과 중국산 제품 공습 등 사업 환경 급변으로 부진이 예상되지만 서비스업은 업종에 따라 약진하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수 정예의 타깃 시장과 틈새 시장, 유행 아이템을 노리는 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 알레르기 청소대행업, 영어 홈스쿨, 피부관리, 모발관리, 셀프다이어트 전문점, 명상 편의점, 유기농 전문점, 요가 전문점, 놀이공부 교실, 논술학원 등이 유통ㆍ서비스 분야에서 창업자의 관심을 끌 만한 아이템들이다.

소호(SOHO)나 아이디어 사업 분야에서는 20~30대 고학력자 창업이 늘면서 아이템이 갈수록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웃소싱 대행업, 인터넷 쇼핑몰, 타일 재생업, 향기관리, 맞춤이유식, 방문 잉크충전 등이 주목할 만하다.

어떤 사업 아이템이 됐든 자신의 창업 여건을 철저히 분석하고 사업 전략을 준비하는 자세가 결여돼 있다면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자영업 창업 환경이 갈수록 불안정해지는 동시에 경쟁도 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인호 소장은 “소자본 창업일지라도 치밀하게 시장 분석을 하고 소규모 전략적 제휴나 아웃소싱 기법을 활용하면 비용을 줄이고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경쟁 심화로 인해 사업 아이템의 라이프 사이클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기 때문에 수시로 사업과 상품에 업그레이드와 변화를 주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윤현 기자 uny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