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베트남, 73년 서독, 75년 미국, 77년 일본.

우리나라의 소주가 해외 시장을 개척한 시기이다.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는 한국인의 소주가 한반도를 넘어, 한류를 알리는 세계 시장 개척의 첨병 역할을 해온 것이다.

전 세계 50여 개 국가에 수출하고 있는 진로의 활약상은 단연 눈부시다. 지난해 진로소주의 해외 수출액은 5,062만 달러. 총 356만 상자(360ml,30병)의 소주를 수출했다.

국내외 판매량을 합치면 세계 유수의 위스키, 보드카, 럼, 진 등을 훨씬 앞질러 2001년부터 세계 증류주(Spirits) 시장의 판매량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대 수출 시장은 일본. 98년 일본시장 내 86개 희석식 소주업체 중 단일브랜드로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진로 소주는 이후 2004년까지 7년 연속 선두를 지켰다.

지난해에는 일본에 301만 상자를 수출해 전년 대비 33.2%가 줄어 다소 주춤한 상태이지만, 일본인 10명 중 6명이 아는 ‘브랜드 파워’의 힘은 여전히 막강하다(2005년 진로재팬 조사).

일본 전체 15만 여 곳의 소매점 중 13만 여 곳 이상에 진로 소주가 유통되고 있다.

두산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최근 일본 시장에서 한국 소주의 판매량이 다소 부진한 상황과 달리 해마다 20% 이상의 판매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수출액은 5,460만 달러로 전년도 대비 36% 늘었다. 설악산 천연수로 만든 깨끗한 이미지를 강조한 마케팅과 일본 현지의 판매 대행을 담당하는 대형 주류업체인 산토리사의 유통망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이외에도 현재 일본에는 보해양조, 무학, 선양, 금복주, 하이트주조 등이 진출하여 우리나라 소주의 ‘힘’을 알리고 있다.

한편, 지난 14일 밸런타인데이에는 일본 백화점 매장에 난데없이 우리나라 소주가 든 ‘진로 초콜릿’이 등장해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남성들이 단 초콜릿을 즐기지 않는 데다 일본 사회 전반에 한류 붐이 폭발적으로 일고 있는 데 착안해 상품화한 것이다. 일본 세이부 백화점과 소고백화점을 운영하는 밀레니엄 리테일링그룹과 진로재팬이 공동으로 개발한 것.

입 속에 쏙 들어갈 크기의 초콜릿 3개 들이가 525엔(약 4,500원)으로, 폭 넓은 연령대의 여성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으며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