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캠프 버금갈 조직 갖춰…나라비전연구소가 중추 역할

열린우리장 정동영(DY) 의장의 대권 행보에 탄력이 붙고 있다. 2ㆍ18 전당대회를 계기로 대선레이스가 속도를 내는데다 다른 잠룡들의 움직임이 부산해진 까닭이다.

특히 DY는 전대서 여권의 유력한 잠룡으로 자리매김한 터라 그 보폭은 훨씬 커 보인다.

DY가 당 의장이 된 데는 이른바 ‘정동영 사람들’로 구성된 파워그룹의 힘이 작용했다. 이번 전대를 앞두고 당의장 선거대책위(선대위)에 참여한 인사들이 주축을 이룬 파워그룹은 장차 DY 대선캠프의 핵심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정동영 캠프’는 전현직 국회의원과 당원조직, 핵심 참모진, 정책조직 등을 두루 갖춰 이미 대선캠프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대위에 참여한 인사들에는 조세형 전 의원(선대 위원장), 박명광ㆍ이강래 의원(공동 선대본부장), 최규식ㆍ정청래 의원(공동 대변인), 김현미 의원(전략기획본부장), 양형일 의원(정책본부장), 박정(사이버단장)ㆍ정기남(상황실장)ㆍ이학노(조직단장) 씨 등이 있다.

이들 가운데 선대 위원장을 맡은 조세형 전 의원은 정계원로로 DY와 동향(전북), 동문(전주고)인데다 DY와 같이 ‘전언회(전주고 출신 언론인 모임)’ 멤버로 큰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박명광 의원은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와 대외담당 부총장을 역임한 학자 출신으로 DY 당 의장 시절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입성했다.

박명광 의원 '나비연'진두지휘

2004년 8월 DY 정책자문그룹인 ‘나라비전연구소(나비연)’의 공동 이사장이 되면서 DY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DY계로 분류되는 수도권의 초선 의원도 “전대를 준비하고 치루는 과정서 나비연이 적잖은 역할을 했다. 박명광 이사장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해 박 의원의 숨은 노력을 강조했다.

이강래 의원은 DY의 당내 정치적 기반인 ‘바른정치모임’의 회장으로 이번 선대위 공동 본부장을 맡아 확실한 DY맨임을 드러냈다.

박명광의원, 김한길 원내대표, 이강태의원, 최규식 의원 (왼쪽부터)








바른정치모임과 나라비전연구소는 DY의 대표적인 당 내외 지지기반이다.

민주당 시절 동교동계에 맞서는 소장파 의원모임으로 출발한 바른정치모임은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와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 2004년 노 대통령 탄핵사태 등을 거치며 단단하게 결속돼 있다.

김한길 원내대표, 천정배 법무장관, 정동채 문화관광부장관, 이종걸ㆍ정종선ㆍ전병헌 의원 등이 정회원이다.

이밖에 당내에선 2004년 4ㆍ13 총선 과정서 인연을 맺은 의원들이 DY의 지원군으로 분류된다.

이계안ㆍ정덕구ㆍ이근식 의원 등 재계ㆍ관료 출신, 민병두ㆍ박영선ㆍ노웅래 의원 등 언론계 출신, 홍창선ㆍ최성 의원 등 학계 출신들이다.

김영주ㆍ조성태ㆍ장복심 의원 등도 DY와 남다른 인연이 있다.

2003년에 출범한 나라비전연구소는 DY의 대표적 정책자문그룹.

출범 당시 남궁석 국회 사무총장(16대 의원)이 이사장을 맡고 DY와 서울대 72학번 동기인 권만학 경희대 국제경영대 교수가 소장을 맡아 다양한 분야의 교수들을 참여시키면서 뼈대를 갖췄다.

그 뒤 박명광 의원이 공동 이사장으로 영입돼 나비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나비연에는 송관호 한국인터넷진흥원 원장, 전주고-서울대 동기인 이현범 변호사, 열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인 전경준 박사, 경제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채수찬 의원 등이 이사로 있으며 동아일보 기자출신인 양기대씨는 팀장을 맡고 있다, 양씨는 17대 총선때 경기 광명을에 출마해 낙선한 바 있고 이번 전대 선대위에서 총괄조정실장으로 활약했다.

DY와 서울대 72학번 동기인 배영수(서울대)ㆍ임혁백(고려대)ㆍ조형식(서울대)ㆍ나성린(한양대) 교수 등은 자문을 구하는 학자로 알려졌다.

남궁석 이사장은 “그동안 나비연이 부정기적으로 자문그룹 역할을 해왔지만 대선때 실질적인 싱크탱크 역할을 하려면 인원을 늘리고 활동 폭을 넓혀야 한다”고 말해 대선을 겨냥해 나비연이 확대 개편될 것임을 시사했다.

박명광 이사장측도 “나비연과 2003년 박 이사장이 결성한 ‘국가비전연구소’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나비연이 대선캠프의 중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DY의 핵심 보좌참모 그룹으로는 2002년 대선 이전부터 함께 했던 정기남ㆍ황세곤ㆍ이학노씨와 이후 결합한 이재경ㆍ양기대ㆍ김갑수씨 등이 있다.

정기남 전 보좌관은 15ㆍ16대 국회에서 8년간 DY를 보좌한 최측근으로 2004년 총선 뒤 미국으로 떠났다가 2ㆍ18 전대를 앞두고 올 1월 급거 귀국해 캠프에 합류, 선대위 상황실장으로 활약했다.

이학노씨는 2000년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 2002년 대선 경선, 2004년 당의장 선거등을 거치면서 ‘DY 캠프’의 조직활동을 도맡아왔다.

'국참 1219'도 주력군으로 가동준비

이씨는 선대위 조직단장을 맡아 DY를 밀착 수행하며 지방조직을 챙긴 것으로 전해진다. 황세곤 정무특보는 2001년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과 2002년 대선후보 경선 등에서부터 10년 동안 DY와 함께 해왔다.

시사평론가 출신인 이재경씨는 1998년 고건 전 총리가 당시 국민회의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을 때 정동영 기확단장과 산하 전략기획팀장으로 인연을 맺었으며 이번 전대에서도 선대위 부대변인 겸 공보실장으로 대언론 창구 역할을 했다.

DY의 전주고 후배로 서울대 운동권 출신인 김갑수씨는 선대위 연설메시지 담당실장을 맡아 전대 과정서 DY의 연설을 돋보이게 한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DY를 지지하는 당원조직으로는 ‘국민참여연대 1219(국참)’가 있다. 정청래 의원과 노사모 핵심멤버인 이상호 당 청년위원장 주도로 결성된 이 조직은 노사모 출신 당원 모임이지만, 상대적으로 DY에 가장 친화적이다.

지난 전대에서는 1,200여 명의 대의원이 DY를 적극 지지, 결집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국참 회원 중에는 염동연ㆍ김희선ㆍ전병헌 의원 등 현역만도 31명이나 돼 언제든 DY 대선캠프의 주력군이 될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

그밖에 인기 영어 강사 출신인 박정 단장은 17대 총선 때 정 의장에 의해 영입됐으나 경기도 파주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인물. 선대위에서 장형철 사이버팀장과 함께 사이버단을 운영해 정 의장의 승리에 기여했다.

장 팀장은 청와대 제도혁신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냈으며 국참 회원이기도 하다.

채수찬 의원, 정청래 의원, 권만학교수, 이기명 국민참여 1219 상임고문 (왼쪽부터)








또 통일부 장관으로 있으면서 가깝게 알고 지낸 이봉조 차관, 박선원 대통령비서실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 김연철 정책보좌관을 비롯해 서동만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도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동원ㆍ박재규ㆍ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 등 조언자 그룹도 계속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대 문리대 72학번 동기 모임인 ‘마당’회원인 시인 황지우, 언론인 김주언씨와 가깝고 주일대사를 지낸 최상용 고려대 정외과 교수, 김관옥 게명대 교수, 고도원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 등도 주요한 외부 자문인사다.

이밖에 DY의 모교인 전주고 인맥은 최대 후원그룹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종진 차장 jjpark@hk.co.kr